2024년 11월 4일(월)
나 홀로/자동차 23km
산성탐방센터-대서문길-산성길-부왕동암문방향 굿당길-부왕동암문-증취봉-용혈봉-용출봉-의상봉-산성탐방센터.. 원점
7.91km
am 8:50~pm 2:40... 5시간 50분
이번 가을은.... 아니 올해는 산행을 참 많이 못한 것 같다.
몸에 이상이 생긴 봄부터 어영부영 산행을 못 가고 여름부터는 작은사위가 그동안 해오던 재택근무가 끝나고
회사에 출근을 해야 되는 상황이니... 아이들 움직이는걸 내가 좀 참견해 줘야 되는 상황이라
평일에는 꼼짝 마라~가 되기도 했고...
제주도 아이들 중에 원준이가 고 3이 되어서 피를 말리면서 공부를 하는데 9월에 수시지원을 함에 있어서
서울 쪽에서 움직여야 될 일은 내가 조금 도와주고... 그 와중에 일본여행도 다녀오고....
지난주에는 입시관련해서 원준이가 24~29까지 5일 정도 서울에 올라와있는데
자동차 태워가지고 아이볼일을 함께 여기저기 다니느라고 바빴고.....
암튼 올해는 이것저것 사연도 많고 일도 많고 시간은 넉넉하지 않은 날들을 보내다 보니....
저녁에 갈 수 있는 야구는 열심히 다녔지만 아침부터 나서야 하는 산행은 상대적으로 많이 가질 못했다.
.
산행이라는 게 지속적으로 해야 습관적으로 가는데... 너무 오래 쉬다 보니까 산행준비하는 게 귀찮지만
마음속에는 상황만 되면 언제라도 뛰어갈 준비는 늘 하고 있었다.
작은딸이 큰애만 데리고 11/3~6 까지 3박4일간 일본으로 여행을 갔으니 오늘은 낮시간에 아이들 참견할 일이 없고
저녁 5시까지 돌아와서 막내만 챙기면 되니까
이렇게 가을은 속절없이 지나가는데 끝자락이라도 보고 와야지~~~
하고 가까운 북한산으로 정하고 아침 일찍 집을 나선다.
산행은 9월 16일 소백산 이후로 한 달 반이 훌쩍 지났고
북한산은 9월 1일 이후로 안 왔으니까 두 달이 넘어서 만나는 것이다.
출근길 북새통에 합류해서 교통체증을 뚫고 무사히 산성지역에 도착해 주차 후에 둘레교앞에서
출발샷을 한 장 담으면서 오늘의 산행이 시작된다.
산봉우리만 쳐다봐도 가슴이 울렁울렁거리면서 기분이 좋다.
나무들이 아주 앙상할 거라고 예상하고 왔는데 이 정도 풍경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나는 너무 좋아서 신바람이다.
하늘엔 아직 구름모자가 깊게 씌워져 있지만 나는 산냄새를 맡는 것만으로도 그냥 좋다.
동네 뒷산을 하루에 1시간 30분에서 2시간 정도 일주일에 2~4회 걷지만 그건 그냥 운동이고
큰 산에서 맡을 수 있는 특유의 산냄새와 풍경이 그리웠다.
싱그러운 산냄새를 킁킁 맡으며 아주 천천히 가을을 즐긴다.
여기저기 남아있는 가을꽃들도 반갑게 조우를 한다.
가을단풍이 아직은 남아서 나의 눈까지 즐겁게 해 주니 발걸음이 저절로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중성문에 올라와서 구름모자를 살짝 벗어내고 있는 노적봉을 바라보며 아침 겸 간식을 한다.
아직은 많이 남아있는 가을을 즐기면서 룰루 랄라 산성길을 올라간다.
잠시 계곡으로 내려와서 물 위에 떠있는 나뭇잎들도 바라보면서 자연을 만끽하고...
옆을 슬쩍 보니까 사람들이 다닌흔적이 보이길래 나도 계곡을 건너서 가봤는데...
길도 너무 예쁘고 낙엽 밟히는 소리가 사각사각~ 어찌나 듣기 좋던지.... 행복감 완전 가득이다.
그렇게 쭉 올라오다 보니까 저게 뭐지?
하고 다가가보니
굿당..... 여긴 또 첨 와보네...
계속 낙엽을 밟으면서 천천히 걷는데.....
이대로 여기서 머물다 돌아가도 좋을 만큼 행복했다.
한참을 그렇게 걸어서 정탐에 접속...
부왕동암문이 멀지 않은 거리까지 왔다.
11시 09분 부암동암문 도착.... 단풍이 많이 없어졌지만 그래도 좋다.
자동차를 산성에 세워놓았으니까 원점을 하기 위해 의상봉 방향으로 간다.
몸상태가 여차하면 국령사 나 백화사 방향으로 내려가야지~~~
바닥에 떨어진 낙엽이 햇빛을 받아서 반짝거리는데 어찌나 예쁘던지... 사진에는 그게 잘 안 찍혀서 아쉽~~
증취봉
전위바위에 올라서면 만나는 돼지바위
뒤돌아보면 나월봉이 야생미를 뽐내고 있지만 역광이라 사진은 어둠 컴컴하게 나온다.
비봉능선도 한방~
능선에 올라서니 북한산의 심장부가 시원하게 보인다.
아침에 우중충하던 하늘도 구름을 말끔히 벗어내고 아주 예쁜 모습으로 바뀌어있으니 기분은 더 좋다.
노적봉 갈 때 여러 번 지나갔던 용학사랑 돌탑바위도 담아봤다.
지나가는 산객한테 부탁해서 인증숏 한 장 남기고....
용혈봉~
강쥐가 없어진 강쥐바위...
용혈봉으로 올라가면서 바라본 증취봉
가야 할 미남봉인 용출봉
의상봉도 같이 담고... 이때까지만 해도 의상봉을 갈 생각이 거의 없었다.
왜? 어지럼증상 간간이 나오는데 괜히 무리했다가 좋지 않을 일 생길까 봐 걱정도 되고
원효봉에서 내려가는 길이 쉽지는 않은걸 익히 알고 있기에...
조심하는 차원에서 오늘은 가볍게 마무리를 하려고 생각했는데..
이번엔 원효봉까지... 한꺼번에 삼 형제를 담았다.
아직 남아서 나의 눈을 즐겁게 해 주는 구절초가 너무 아름다워 보인다.
할머니바위 도착
여기를 지나가면서 왠지 모를 감정이.....
12시 17분 용출봉 도착..
이풍경이 보이는 곳에서 아예 퍼져 앉아서 신발까지 벗어놓고 간식을 하면서 푹 쉰다.
한참 쉬다 보니 나이가 조금 있어 보이는 여성 단체팀이 올라왔는데 내가 앉아있는 자리가 그 사람들 단골자리인 듯...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니까 얼른 방을 빼주는 게 낮겠다 싶어서 일어서니까
"가시게요?" 하면서 어찌나 반가워하는지...ㅎㅎ
그렇게 25분간의 휴식을 마치고 그분들의 고맙다는 인사를 뒤로하고 다시 걷는다.
일단 가사당암문까지 가서 결정하려고 국령사로 갈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난다.
잠시 갈등 후에 하루라도 젊었을 때 의상봉 한번 더 가보자 싶어서 의상봉으로 고고씽~~
국령사와 대불
1시 08분 의상봉 도착
능선길을 걸으면서 이 풍경을 얼마나 수없이 쳐다봤는지...
수백 번도 더 본 풍경이지만 늘 새롭고 멋있는 건 변함이 없다.
여기를 릿지로 오르내리는 사람들은 등산화에 찍찍이를 붙인 듯....ㅋㅋ
나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갈색으로 변신한 노고산도 한번 쳐다보고...
요기는 걸어서 내려간다.
쌍토끼바위 도착... 여기서 또 한참 쉬고...
철계단 내려오기.... 예전엔 쇠줄하나만 있었는데 이거 설치한 이후론 다니기가 그나마 조금 낫긴 하다.
백화사 갈림길을 지나고..
대서문길과 만나는 곳으로 내려서면서 의상능선과 헤어진다.
2시 33분 둘레교앞에 서는 것으로 오늘산행을 마무리한다.
천천히 뒷정리 후 집으로 오는 길은 막힘없이 달릴 수 있었고 집에 와서도 여유롭게 쉬다가
막내 데리러 어린이집으로 갈 수 있었다.
아웅~~~ 올만에 산에 다녀왔더니 온몸이 욱신욱신.......ㅎㅎ
그래도 또 시간 되면 산에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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