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16일(월) 추석전날
나 홀로/자동차... 편도 약 200km... 명절이라고 톨비는 무료
집에서 새벽 3시 출발후 휴게소/졸음쉼터 등에서 3번 쉬고 단양구경시장 가서
아침 먹거리 사고 어의곡에 7시 조금 넘어서 도착
어의곡주차장-팔각쉼터-비로봉삼거리-상월봉방향-상월봉정상은 패스-초암사 삼거리-국망봉-늦은맥이재-
계곡길-을전-어의곡 주차장
15.5km
am7:28~pm5:03.. 9시간 35분
봄 철쭉 때부터 가려고 했던 소백산인데
늦은 폭설로 올봄 꽃잔치는 망삘이라 패스~
여름에는 병원 들락거리느라 맘도 몸도 편치 않아서 야구직관 다니면서 동네산만 오르락내리락하면서 세월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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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12일 신촌세브란스 병원에 가서 최종진단을 받았는데 뇌경색이 맞고... 평생 관리하면서 살아야 되고
크게 무리하지 않으면 더 이상 나빠지진 않을 거라는 교수님의 말씀에 힘입어서 조금은 위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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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족두리봉-향로봉을 다녀오면서 너무 힘들어서 산행 자신감이 바닥을 치긴 했지만
그래도 용기 내서 먼산행을 기획해 본다.
이번산행의 목적은 야생화 탐방에 초점을 맞춰놨고
원래는 기차를 타고 가려고 왕복기차표를 진작에 예매해 놨고 계획한 코스는 천동으로 올라서 능선 야생화를 잠시 만나고
어의곡으로 내려오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국망봉 가는 길에 야생화가 눈에 밟혀서 어의곡 국망봉-을전을 생각하다 보니
산행거리가 만만치 않은데 산행시간에 쫓겨서 마음이바 빠질듯하여 자차로 계획을 변경하고
초저녁 부터 잠을 좀 자다가 새벽 3시에 출발한다.
날씨는 추석날이 훨씬 더 좋다는 예보지만 산행을 마치고 귀경차량과 함께 올라오려면 상당히
힘들 것 같아서 오늘은 구름이 낀다는 소식에도 조망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야생화만 만날 생각에
막무가내로 출발을 결정한다.(결국은 이렇게 됫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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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려가는 도로는 뻥뻥 뚫려서 막힘이 없지만 나는 오랜만에 밤운전에 피곤함을 느껴서
휴게소에 들어가서 쪽잠 잠깐자고 또 달리다가 졸음쉼터에 들어가서 또 30여분 쉬고 또 달리다가 마지막으로 제천주차장 휴계소에 들어가서 또 쉬고.... 그렇게 달려서 구경시장 주변 편의점에 들러서 아침으로 먹을 김밥 한 줄 사서
7시 10분경 어의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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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인데도 주차장엔 차들이 꽤 많아서 내심 놀랐다.
김밥은 운전하면서 차에서 먹었고 화장실 다녀와서 산행준비하고 7시 30분경 대장정의 첫 발걸음을 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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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에 체력이 안되면 비로봉 삼거리까지만 갔다가 돌아오는 걸로 마음을 먹으니 한결 편하고 좋다.
배밭
오른쪽으로 진입
지금은 하늘이 예술인데...
산기슧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야생화인데 나는 벌써부터 반갑고 감동이 밀려온다.
조금 올라가니까 시들어지고 있는 동자꽃도 너무 반가워서 한참을 쳐다보고 눈 맞춤을 했다는...
9시 38분 팔각쉼터 도착
걱정했던 것보다 컨디션도 괜찮아서 3.1km를 2시간 10여분 걸렸으니 굉장히 선방한 산행시간이다.
조끼와 바람막이로 체온유지를 하면서 쉼터에 앉아서
간식시간을 20분 정도 하고 10시경 다시 출발~
어느 정도 고도를 올려야 볼 수 있는 이 꽃을 만나니 반가운 마음이.....
처음에 뇌경색 진단을 받고 다시는 큰 산에 못 다니게 될 줄 알았는데
내 발로 여기를 올라와서 너를 만나는구나~~ 싶은 마음에 순간적으로 울컥 ㅎㅎ
의사 선생님이 "뇌경색입니다"라고 말했을 때 충격을 받고 정신이 얼떨떨해졌지만 일단은
더 나빠지지 않게 관리를 하셔야 된다고 했을 때....
우선 드는 생각이... 의사 선생님은 희망을 주느라고 저렇게 말씀하시지만 최악의 상황이 돼서 점점 안 좋아져서
몸을 못쓰는 사태가 오면 어떻게 하나~하고 무척 심란하고 고통스러웠을 때를 생각하면
이 풍경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꽃 한 송이 한송이가 보물처럼 느껴진다.
고도를 올릴수록 구름이 앞을 가리니.... 아쉬운 마음도 살짝 들기는 했다.
예보에는 11시경 해님이 잠깐 나오는 걸로 되어있지만 오늘도 안 맞는 예보인 것 같다.
아래쪽에서 시든 동자꽃을 만났는데 여기는 조금은 싱싱한 꽃도 있네
능선부에 도착하니 이슬비가 조금씩 내리면서 춥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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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든 눈이 오든 상관없이 이곳에 서있는것에 감사하며 소백을 즐기고 있는데
오마~~~ 구절초 너까지 만나게 될 줄은..........이렇게 눈 맞춤을 할 수 있어서 너무 고맙구나...
정상부에 다다르니 더욱더 암흙세상에 비도 조금더 오지만 옷이 흠뻑젖을 정도는 아니어서
나는 굿이 비를 피할 생각도 없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야생화 꽃길을 보는 것만으로도 무지하게 행복하다.
11시 08분 어의곡 삼거리에 도착해서
비로봉쪽을 바라보지만 암컷 안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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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정신없이 불어대고 구름 속에 있다 보니 한기가 조금 더 느껴지는데 반바지에 반소매를 입고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사람들은 추워서 덜덜 떨면서 종종걸음을 친다.
이럴 땐 무조건 걷는 게 특효약이다.
비로봉을 꼭 갈 필요는 없어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부탁해서 인증숏 하나 담고 바로 국망봉 방향으로 간다.
만약에 여기까지 오는데 오후 1시가 넘는다고 하면 국망봉을 포기하고 어의곡으로 다시 내려가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11시 초반 때 도착했으니 국망봉-늦은맥이재-을전으로 가도 하산시간은 쫓기지 않을 듯하다.
오마~~~ 여기는 더 꽃밭이라 발걸음이 자꾸 멈춰진다.
바람에 몸이 휘청 일정도지만 칼바람은 아니어서 견딜만하다.
가을꽃에 취해서 걷다 보니 비로봉-국망봉 중간지점에 11시 50분 도착...
새로 만들고 있는 계단... 여기는 계단 만들길 잘했다.
야생화에 취해서 오다가 제주도 딸 전화 와서 한참 통화하고... 1시 06분 초암사 삼거리에 도착했다.
지나가던 아저씨가 인증숏 하나 담아주셔서...
사진 담아준 아저씨... 감사합니다.
여기도 꽃밭... 오늘 날씨는 안 좋지만 가을꽃구경을 싫컷 한다.
1시 17분 국망봉 도착
늦은 맥이재로 가는 길도 꽃밭....
지금까지 걸어온 꽃길만으로도 나는 목표달성 1,000%다
보너스로 조망까지 있었다면 금상첨화겠지만
지나친 욕심을 화를 부르는법....지금 이순간 여기까지여도 너무 좋다.
여기가 상월봉 올라가는 포인트인 듯
저위가 상월봉 정상인듯한데 시간은 괜찮지만 날씨가 이런 날 혼자 저길 올라가는 건 아니다 싶어서
바라보는 것만으로 만족한다.
여기서부터는 야생화가 별로 없어서 부지런히 걷기만 한다.
2시 12분 늦은맥이재 도착 후 저 통나무의자에 앉아서 간식을 하면서 잠시 쉰다.
약 15분간 쉬고 너덜길 5km를 내려가기위해서 출발
징그러운 너덜길 주야장천 내려가기
마지막 2km 정도 남겨놓고 시원한 계곡물로 내려가서 족탕도 잠깐 하고....
4시 52분 을전 탐방로 입구 통과해서 동네길을 내려간다.
들깨...
아고 우리 쌍둥이가 좋아하는 깻잎 장아찌도 담가야 되는데... 이건 또 언제 하나...ㅎ
탐방로 삼거리 통과 주차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오늘 대장정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산행뒷정리 후 차에서 한참 쉬고 간간히 막히는 도로를 달려서 광주휴게소에 도착..
여기서 아예 저녁을 먹고 집으로 출발했는데 추석 전날인데도 서울로 들어오는
차량이 상당히 많아서 간간히 정체가 되어 집에 돌아오니까 9시 10분쯤 됐는데 긴장이 풀리면서
온몸이 "멍석말이" 당한 것처럼 욱신 욱신...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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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동안 산행다운 산행을 안 해서 과연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점을 가지고 출발한 산행인데
걱정했던것과는 다르게 오히려 즐거운 산행을 마치게 되어서 너무 기분이 좋다.
다음엔 또 어디로 갈까? 하는 허왕된 꿈도 꾸고 있는 나 자신이 대책없어 보이지만....
그동안 집 뒷산(우장산)을 꾸준히 다니면서 몸을 쉬지 않은 게 도움이 많이 된듯하여
앞으로도 뒷산 트레킹을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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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좌충우돌 장거리산행을 다녀온 산행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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