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전철 타고
독바위역-구름정원길-족두리봉-향로봉 사거리-향로봉-관봉-비봉사거리-비봉탐방센터
am 0:05~pm 3:33.... 6시간 28분
운동:4시간 20분
휴식:2시간 07분
(트랭글이 또 바뀌었다)
지난 6월 28일 북한산 의상능선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등산복을 입고 산행에 나서본다.
그동안..
열공성 뇌경색과 좌측 시상이라는 병원진단을 받았고..
몸도 힘들었지만 맘도 참 많이 힘들어서 산행자체를 할 수가 없었다.
나를 추스르느라 이런저런 시간을 보내면서 마음을 달래기도 하고 치료제를 먹으면서 몸도 조금 나아지는듯했다.
그래도 시간은 어김없이 흘러서 정준이 출국시간이 다가오니 이것저것 챙겨서 아이 출국시키고....
나도 슬슬 산바람을 쏘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오랜만에 배낭을 챙겨봤다.
.
너무 오랜만이라 조금은 낯설고 이상하지만 그래도 하던짖이니까... 능숙하게 배낭을꾸렷다.
이 체력으로 과연.. 내가 산에 오를 수 있을까?
산행을 못하는 동안 동네 뒷산을 꾸준히 다니면서 운동한 게 조금은 도움이 되겠다 싶긴 하지만
정이나 안 되면 산기슭에서 놀다 오지 뭐.... 이런 생각으로 집을 나서서 전철을 타고 독바위역에 왔다.
.
언제나처럼 저 그림이 있는 뒤쪽으로 발걸음을 한다.
둘레길..
오른쪽 계단길은 둘레길로 가는 길이고 왼쪽은 등산로니까 나는 왼쪽으로 올라간다.
바윗길을 만나니 무척 반갑긴 하지만 걸음을 옮겨보니 체력이 더 떨어진걸 단박에 알게 되어버렸다.
이런 몸상태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첫 번째 암릉길을 한번 올려다보고....
어찌 올라 갈끄나 하며 한숨~푹
심호흡하면서 위로 올라와서 아침 겸 간식으로 떡을 먹으며 쉰다.
아무리 힘들어도 족두리봉까지는 다녀오려고 열심히 올라가는 중~
저기 올라가는 게 걱정된 적이 없었는데 이제는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조금 심란하다.
이 와중에 하늘이 참 예쁘다.
10시 40분 족두리봉 도착..
중간에 간식도 먹고 그냥도 여러 번 쉬면서 왔더니 1시간 30여분이나 걸렸네..
멋진 북한산의 능선뷰를 다시 본 것에 감격해서 여기저기 사진 찍기...
여기도 올라가 보고..
젊은 커플 한데 부탁해서 인증숏도 한 장 담고...
여기로 내려왔는데 골목바람이 어찌나 시원한지 또 퍼져 앉아서 얼마나 쉬었는지...
족두리봉에서 1시간 정도 쉬었나 보다..
11시 20분 비봉/향로봉 방향으로 간다.
족두리봉을 올려다보고...
가려고 하는 향로봉을 쳐다본다.
족두리봉 조망 포인트에서 한번 쳐다봐주고..
조망포인트에서 조금 올라오면 널따란 평지가 나오는데 여기에 단체산객들 몇 팀이
점심상을 차려놓고 담소를 나누면서 식사를 한다.
나도 한때는 저런적이 있었지.....
향림폭포/향로봉/탕춘대로 가는 갈림길...
나는 향로봉 방향으로 올라간다.
또 바윗길 올라가기...
오랜만이라 그런 건지.. 나의 체력이 더 없어져서 그런 건지는 몰라도 무척 힘들지만
내가 여기에 서 있다는 게 너무 좋고 감격적이다.
정규등로를 버리고 살짝 위로 올라와서...
전에 멋모르고 저길 넘어갔다가 능선을 타고 넘느라고 지옥문 앞에 다녀왔던 기억이...ㅎㅎ
정탐으로 접속
청설모 한 마리가 내 앞에서 왔다 갔다 한다.
1시 16분 향로봉 사거리 도착
기자능선도 오랜만이 보니까 모든 게 새롭게 보이네
어느 단체팀 사진 찍어드리고 나도 한 장 얻어걸리고..ㅎ
향로봉 명당자리는 이미 다른 산객들이 차지하고 있어서 적당한 곳에 짐을 풀고 또 쉬어간다.
향로봉에서 50여 분간 쉬고 관봉으로 간다.
지나온 향로봉
관봉에 올라서서 비봉을 바라보고...
언제나 맘만 먹으면 실컷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비봉인데 막상 병이 생기 고나니
그동안 너무 편하게 생각하고 움직인 게 아닌가 싶고 다시는 못 보나 싶었던 산능선의 풍경들을 마주하고 있자니
이게 꿈인가 싶다.
욕심 같아서는 더 가고 싶지만 지나치게 무리하면 안 될 것 같아 여기서
비봉탐방센터 쪽으로 하산을 결정한다.
산길이 끝나고 동네를 지나간다.
이북 5 도청
쉼터에서 산행뒷정리 하고 버스 타러..
여기서 7212번 타고 광화문으로 가서 전철을 탈것이다.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하차 전철역으로 간다.
노랑풍선 시티버스가 있길래 후다닥 사진 한 장 담고
외국사람들은 우리나라 풍경을 담느라고 바쁘다.
광화문역에서 전철을 타고 집으로 오는 길은 온몸이 욱신욱신... 정신이 멍~~ 하지만
산행을 이렇게라도 할 수 있는 나 자신에게 감사하며 또 하루가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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