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18일(금)
나 홀로/버스 타고
어리목 정류장-어리목 들머리-사제비동산-만세동산-윗세오름-남벽 아래-윗세오름-윗세족은 오름-노루샘-선작지왓-
영실-병풍바위-영실 매점-영실매표소 버스정류장
14.2km
am 8:18~pm 3:59.. 7시간 41분
일이 있어서 화요일(15일)에 제주에 내려왔다.
어제, 그제 일 보고 오늘은 시간이 여유로운데 집에 있으면 뭐하나....
매번 딸내미차를 썻는데 이번엔 대중교통으로 한라산에 간다.
집에서 6시 30분쯤 나와 집 앞 버스정류장에서 201번 버스를 6시 45분쯤에 타고 7시 20분경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
어리목을 지나 영실로 가는 240번 버스를 7시 30분(동절기 첫차)에 타고 8시 15분경 어리목 정류장에 내렸다.
여름철에는 6시 30분이 첫차지만 11월부터 봄까지는 이 버스가 첫차다.
하산 후에 제주로 나가는 버스 시간 확인해놓고...
반대편을 바라보니 하늘이 예술이라 가슴이 설레인다.
그동안은 버스정류장에서 어리목 탐방지원센터까지 500미터쯤 되는 줄 알고
다녔는데 이번에 트랭글로 재보니까 900여 미터구만..
8시 31분 어리목 탐방센터 도착이다.
먼저 쉼터로 들어가서 준비해온 간식으로 간단하게 아침을 먹는다.
쉼터에는 냉,온수가 나오는 정수기가 있어서 좋다.
약 20여 분간의 쉼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서 어승생악을 한방 담고...
야생화나 눈꽃 산행은 아니지만 끝내주는 날씨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날이 될듯하다.
8시 55분 이곳을 통과한다.
기온이 적당해서 산행하기도 좋고 하늘은 계속 예술이다.
오르막 길...
10시 41분 사제비동산 도착
여기까지 2.4km는 계단길 오르막이라 숨차게 올라왔지만
여기서 부터 윗세오름까지는 완만한 오르막이고 조망이 확 트여서 쉬엄 쉬엄 걷기에 딱 좋다.
이곳에 올라서자 활짝 핀 억새가 반겨주니 마음이 흐뭇하다.
가물어서 그런지 사제비 샘은 말라있네...
조릿대 제어사업 중이라는 현수막인데 두 손 들어 환영하는 바이다.
이렇게....
어리목코스가 야생화 천국이었는데 조릿대가 잠식을 해버리니 다른 식생들이 살아남질 못해 야생화를 볼 수 있는
범위가 자꾸만 줄어들고 있어서 속상했는데 이건 아주 잘하는 일인듯하다.
겨울에는 포토 포인트가 되는 이나무가 지금은 존재감 거의없이 이렇게 서 있다.
얘도...ㅎ
슬슬 올라오자니 만세동산이 보인다.
11시 22분 만세동산 전망대에 올라서서 백록담 남벽을 바라보고...
아래쪽 풍경도 감상을 한다.
등로를 따라 윗세오름으로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
저들중에는 산책삼아 오르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힘든사람도 있을것인데
바라보는 풍경만으로는 너무나 평화롭다.
여기도 겨울 포토 포인트...
이런 풍경을 바라보면서 계속 올라간다.
시간이 바쁘지 않으니까 쉴 겸 셀카 놀이하는 중~ㅎ
이 풍경... 참 예쁘다.
여기 샘물은 음용불가... 나는 급할 때 여러 번 먹었는데 안 죽었음...ㅎ
우리 쌍둥이가 좋아하는 어리목코스 구조 표식 17번....
여기만 지나면 대피소 가서 사발면 먹을 수 있다고 엄청 좋아했었는데 지금은 대피소에서 사발면을 안 팔아서
별 감흥이 없음...ㅋ
대피소 마당은 시설개선공사를 해놔서 깔끔하고..
낡은 건물을 철거하고 계속 공사 중이던 이곳도 번쩍번쩍한 건물을 지어놓았네...
건물 안쪽은 탐방객들 휴게공간이다.
잠깐 들어가 봤는데 엄청 따듯하고 깨끗해서 좋다.
원래 매점이 있던 건물도 리모델링을 해놓아서 깨끗하고 좋긴 하다.
마당에 새로운 정상목을 세워놓았지만 나는 그동안 정들고 추억도 많은 이 정상목이 좋다.
인증숏~
오늘은 남벽 방향으로 아주 조금만 갔다 돌아올 생각이다.
12시 20분쯤 통제소를 통과해 남벽 쪽으로 가면서....
참 많이도 본 풍경이지만 볼 때마다 멋있고 신기하고 그렇다.
이 풍경이 보이는 곳에 자리 잡고 앉아서 점심을 먹으면서 쉰다.
지금은 삭막하지만 봄에 오면 털진달래가 활짝 피어서 꽃동산이 되는 곳이다...
털진달래가 한차례 눈요기를 시켜주고 나면 철쭉꽃이 바통을 이어받아서 이곳에 발걸음을 하는 산객들의
눈요기를 시켜주며, 겨울에는 눈 덮인 멋진 모습... 말이 필요 없는 그런 곳이다.
여긴 더더욱 말할 필요도 없고...
동릉 아래쪽을 살짝 당겨보고...
서귀포 쪽엔 구름바다에 가려있다.
20여 분간 휴식을 마치고 발걸음을 윗세오름으로 옮긴다.12시 56분
1시 08분 윗세오름으로 복귀..
저 위에 올라가서...
이렇게 내려다보기도 했다.
셀카 찍고 계신 두 분... 나중에 알고 보니 모녀가 여행 중이시라는데 서울에서부터 자차를 끌고 캠핑하고 놀면서
완도로 내려와 배편으로 제주에 들어오셨다고 한다.
엄마는 내 나이 정도 되어 보이고 딸은 30대 후반이나 40대 초반으로 보인다.
나는 의식하지 못했는데 아마도 어리목에서부터 함께 올라온 듯....
그분들 말씀이... 나를 아까부터 주의 깊게 봤는데 혼자 오신 것 같아 걱정스러워서 신경을 쓰셧고 점심 식사를 하면서
내게 따듯한 물이라도 나눠주려고 찾으셨다면서 점심은 먹었느냐고 물어오신다.
그래서... 관심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하고 남벽 쪽에 가서 점심 먹고 놀다가 돌아왔노라고 했더니
거길 넘어갔었냐면서 깜놀~
그리고, 어떻게 혼자 여길 올라 올 생각을 했느냐면서 어디로 내려갈 거냐고... 등등 무척 걱정을 하시길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여기에 여러번 와 봣고 영실로 내려갈거라고 이야기를 하고
자동차 회수 때문에어리목으로 원점 하신다는 그분들과 헤어졋다.
그분들의 따듯한 마음씨가 너무 감동적이고 감사하다.
1시 26분,윗세오름에서 출발,영실로 내려가는 중
윗세족은 오름으로 올라가는 데크계단길
선작지왓을 바라보며...
비양도를 당겨본다.
윗세족은 오름에 올라서서 백록담 남벽을 담았다.
이풍경을 보러 여길 올라온다.
만세동산, 어리목으로 내려가는 길
젊은여성 홀산객이랑 품앗이 인증숏을 담았다.
선작지왓을 넘어 영실코스로 가는 밀림지대...
(지왓은 제주도 방언으로 "밭"이라는 뜻)
당겨보고..
윗세족은오름 조망을 마치고 내려와서 편안한 길을 걷는다.
난간줄이 없을때 풍경이 훨씬 예쁜데 자연보호를 위해서 난간줄을 해놧으니...별수없이 이대로 즐겨본다.
방금 전에 올랐던 윗세족은 오름을 올려다본다.
밀림지대 진입
예전엔 자연 길이였는데 몇 년 전에 이렇게 데크를 깔아놔서 걷는건 편하지만 재미는 덜하다.
병풍바위
오름~
영실기암
집게 바위..
오백나한 영실기암..
병풍바위 상단 데크등로
이쪽 하늘은 아직도 예술이다.
데크를 새로 깔아놓았는데 홈이 너무 많아서 눈이 아른거리고 어지럽네...
급경사는 다 내려왔고 이젠 편안한 길을 걷는다.
3시 06분 영실 매점 도착이다.
버스를 타려면 여기서 2.5km를 내려가야 되는데 걸어가도 되고 택시를 타고 내려 갈 수도 있다.
제주나 서귀포로 갈 수 있는 버스를 타려면 매표소까지 가야 되는데 걸어가면 40분 정도 걸리고
매점과 매표소만 왕복하는 택시가 몇대있는데 그택시를 타면
단일요금제로 7,000원이니 각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지금 택시를 후다닥타고 내려가면 3시 36분 버스를 탈 수 있지만 조마조마하게 하고 싶지 않아서
나는 4시 36분 버스를 탈 마음으로 여유롭게 걸어 갈 것이다.
하늘이 진짜 찢어지게 예쁘다.
뒷정리 좀 하고 3시 15분 매표소로 출발~
여기까지 11.38km이고 여기서부터 매표소까지 내려가는 거리를 측정해본다.
3시 58분 영실 매표소 도착이다..
이정목거리 표시는 2.5km이지만 트랭글로 재본 거리는 2.8km 정도가 나온다.
버스 시간표를 찍고 정류장 의자에 앉아서 간단하게 요기를 하면서 버스를 기다린다.
서귀포로 가는 버스는 4시 16분이고 제주시로 가는 버스는 4시 36분이다.
나는 제주시외터미널로 가야 하니까 시간적인 여유가 꽤 많다.
주차비도 얼마 전까지는 사람이 직접 받더니 여기도 자동수납기를 설치해놓았는데
처음이라 그런지 속을 썩이는 듯...자꾸만 오류가 나서 직원들이 애를 먹는 모습이다.
요금이 승용차 기준 3,000원에서 1,800원으로 내려갔다.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 내려가는 것도 있다는게 신기하네....
버스를 기다리며 하늘이 예뻐서 또 담아봤다.
정류장 의자에 배낭을 내려놓고 밖에 나와서 사진놀이를 하고 있는 중에 서귀포행 버스가 들어오기에
나는 무심하게 쳐다봤는데 정류장 옆자리에 앉아있던 젊은 여자분이 내 배낭을 들고 나에게로 달려와서
이 버스가 막차라며 어서 타야 된다고 한다.
"이 버스 서귀포 가는 거 아닌가요?" 했더니 어쨌든 막차니까 어서 타고 나가서 환승하라고..
내 생각에 이건 아닌 것 같은데..... 순간... 나는 살짝 당황했고 버스 상황이 바뀐건가 싶기도하고 그랫다.
일단은 기사님께 물어보고 타야될것같아서 다른 사람들이 다 탈 때까지 기다렸다가 버스기사님께
제주시 가는 거냐고 물어봤더니 중문 방향으로 간다고 하시길래 알았다고
하고서 뒤로 빠졋고 버스를 떠나보내고 나니까 정류장엔 나 혼자 달랑 남겨졌는데
진짜 그버스를 탓어야 되는건가 싶은게 불안한 감정이 살짝 들기도 하고 그렇다.
잠시후 아저씨 한 분이 정류장으로 오시길래 제주시 가는 버스 타실 거냐고 물어보니까
그렇다고 하시는데 왠지 모를 안도감이 드는건 뭔맘?ㅎ
그 여자분은 진짜로 내가 걱정돼서 알려주신 것 같은데... 고맙기도 하고 죄송하기도 하고.. 참 이상한 감정이 든다.
다른 사람들 눈에 나는 보호받아야 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게 확실한가 보다.
내가 타고 갈 버스가 제시간에 와서 무사히 타고 제주시외터미널로 와서 환승 후 집으로 돌아왔다.
가족들과 저녁을 먹으면서 모녀 이야기와 버스 이야기를 하면서 버스 태울려고했던 그분과 대화를 나눌 시간적인
여유가 없어서 감사인사도 못했는데 그렇게 챙겼는데도 내가 그 버스를 안 타서 황당했을 거라고 했더니
딸, 사위는 요즘 같은 세상에 그러기 쉽지 않은데 엄마를 챙겨준 그분들이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 하고
손자 녀석들은 윗세오름 모녀는 할머니가 생전처음 큰 맘먹고 올라온지 알았던것으로 오해을 한 것 같고
버스정류장 그분은 배낭까지 들고 와서 챙겨줬는데 할머니가 버스를 안 타서 황당했겠다며
웃겨 죽겠다고 배꼽을 잡고 웃고 난리....
나는,오늘도 멋진 풍경과 더불어 에피소드도 한 보따리를 만들어온 산행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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