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1년 1월 19일(화)
쌍둥이 손자들과 셋이서
구룡사-세렴폭포 분기점-사다리병창-비로봉-계곡길-세렴폭포-구룡사... 원점
12.9km
10시~5시 49분... 7시간 49분


주말예보에 일요일 오후부터 폭설이 내릴 거라고 호들갑을 떨어대니 마음이 싱숭생숭~
그렇지 않아도 애들 데리고 어디로 갈까 하고 산행지를 고르고 있던 중이라서 잘됐다 싶은 마음에 치악산으로
정해버렸다.
치악산을 다른 코스는 가봤는데 이상하게 이코스는 아주 오래전에 친구들과 구룡사까지 다녀간 것이 전부이다 보니까
언젠가는 꼭 가보려고 벼르던 코스다.
고산이니까 웬만하면 상고대는 따놓은 당상이라고 생각하고 월요일은 도로가 미끄러울걸 염려해서 큰 도로는
제설작업이 거의 다 됐을 것 같은 화요일로 날짜까지 정해놓고 애들한테 이야기를 해놓았는데 엥~~?
일요일 폭설은 구라청의 오보로 상고대 산행은 나가리가 되어버렸지만 이왕에 계획했던 거니까 일단 실행해보는 걸로....
나 혼자 같으면 조금 더 일찍 출발했겠지만 곤히 자고 있는 애들을 너무 일찍 깨우는 게 미안해서 6시 30분에 출발~
휴계소밥은 웬만하면 안먹고 싶지만 애들이 아침 먹고싶다기에 혹시나 하고 들어간 하남휴게소에서 아침을 먹는데...
맛이 없어도 너무 없어서 정말 기분이 똥....이다.
애들도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해서 닭강정을 사서 더 먹이고 자동차를 달려서 구룡사 주차장에 도착을 하니
9시 40분 정도 됐는데 산행 준비하고 10시부터 산행길에 나선다.



이유를 알 수 없는 입장료를 내고 구룡사로 가는 길..



늘 함께하기에 많이 싸우지만 하나가 없으면 허전해하는 쌍둥이 형제..
남들은 쌍둥이라 좋겠다고 하지만 항상 반쪽 사랑만을 받기에 온전한 사랑을 목말라하는 것이 안타깝고 마음이 아프다.
그래서... 가끔씩 한 녀석을 올려서 사랑을 듬뿍 주기도 하지만 그건 그때뿐이고 본인들은 쌍둥이로 태어난 것이
너무 싫다고 한다.
하지만 오늘은 무척이나 다정한 쌍둥이 형제


얼음으로 들어가서 놀아보기도 하면서 천천히 올라간다.

구룡사 도착..


여기서부터는 나도 초행이다.


애들은 틈틈이 얼음도 밟아보면서 올라간다.





대곡 안전센터 직전에 이코스 마지막 화장실이다.


상고대는 없어도 뽀득거리면서 걷는 눈길이 참 좋다.

세렴폭포 분기점에서 악명 높은 사다리병창 코스를 가기 위해서 잠시 쉬면서 마음 준비를 한다.

세렴폭포는 내려올 때 잠시 들려보기로 하고 다리를 건너서...

사다리병창 길과 계곡길 갈림길인데 우리가 올라갈 길은 계단 지옥...


어서 와~~~~ 이번엔 급경사 돌계단이야....ㅎㅎ


힘들게 올라온 것 같은데 500미터.... 헐~이다.


여기쯤에서 간식을 하면서 조금 쉬는데 날씨는 싸늘하지만 다행히도 바람이 없어서 견딜만했다.




큰산들 능선길은 웬만하면 조망이 있는데 이놈의 산은 능선임에도 잡목으로 가로막혀서 답답하니 틈새로 터지는
조망이라도 즐겨본다.





그제 내린 눈이 응달쪽에는 조금 남아서 눈요기를 시켜준다.

말등바위 전망대에 올라오니 비로봉이 올려다보이는데 완전 삼각형인게 한라산의 삼각봉을 연상하게 된다.

말등바위 전망대에서 조망하기...

우리가 걸어온 구룡사 계곡길도 내려다보고..


두 녀석 세워 놓고 인증숏을 찍어보기도 한다.

나랑도...


이따가 내려올 계곡길 계단이 보인다.

둘이 꼭 붙어서....ㅎㅎ






이분....
아이젠도 없이 다 떨어진 장화를 신고 어찌나 잘 올라가는지 한참을 쳐다봤다.





나는 손자 녀석들을 바라만 봐도 좋아서 계속 싱글벙글....


눈 위에 누워서 뒹굴어본다고 이러기도 하면서 논다.



초등학교 저학년일 때 한라산을 데리고 가면 걷는 시간보다 이러는 시간이 훨씬 많아서 장갑이랑 옷이 말도 못 하게
젖게 되니까 추울까 봐 방수장갑을 여러 켤래 준비해가지고 올라가도 장갑 안쪽으로 눈이 들어가서 나중에는 손
시리다고 울고 불고 했었는데 아직도 이러고 노는 걸 보면 애들은 애들이다.

마지막 오름질이 될 계단이다.
정말 끝도 없이 올라야 되는 계단길이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정상 직전 전망대에 올라서니 기분 좋은 탁트임에 한참 동안 둘러본다.




산행 시작 4시간 30분이 지낫고 세렴폭포에서 부터는 3시간 10분이 걸린 2시 30분 정상에 도착했다.
간식과 휴식시간은 빼면 한시간에 1키로정도 진행된듯하다.


올라오면서 못했던 조망을 정상에 올라오니 사방팔방 시원하게 보여준다.
이쪽이 설악산 방향인듯한데 맞는지는 모르겠다

부곡리 방향의 산 겹살을 바라보니 눈이 시원해지면서 가슴이 콩콩~
그래~~~바로 이런게 산행의 묘미지.....가쁜숨을 몰아쉬며 올라온 보람이 한순간에 느껴진다.

곧은재와 향로봉 방향도 시원하게 보이고..
저 끝에 섬처럼 떠있는 것은 무슨 산인가?



인증숏 담기...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나이의 애들은 간식 중이고 나는 조망 삼매경 중~








기상청 예보는 영하 10도 내외인데 막상 산에 올라와보니 영하 1~2도 정도다.
아침에 피었을듯한 상고대도 다 녹아 없어지고 그늘에만 조금 남아있으니...
좀 더 일찍 출발하지 못한 게 살짝 아쉬워지는 순간이다.


응달족에 남아서 나의 마음을 안타깝게 하는 상고대 풍경~


아쉬운 건 어쩔 수 없고 내려가는 길도 만만치 않을 테디 더 늦기 전에 하산을 해야 된다.
2시 55분 계곡길로 하산 시작


이건 무엇에 쓰는 물건일까?


구룡사 방향으로 내려간다.

이런 서비스도 해주네...
우리 애들은 자물통이 잠겨있는데 아이젠을 어떻게 빌리는 거냐고 물어오기에...
아마도 저 전화번호로 전화하면 인적사항 물어본 다음 어디에 반납할건지 물어보고 비밀번호를 알려주면 빌려 쓰고
약속한 곳에 반납을 해야 될 거라고 했더니 아~~~ 그렇겠구나 하면서 바로 이해함...
산중에 있는 구급함도 그런 식으로 사용된다고 했더니 그건 참 좋은 거 같다고 한다.

골짜기답게 눈이 수북하게 쌓여있는 길을 걷는다.






눈과 함께 놀기~





걷다가 또 놀고...







얼음이 꽁꽁 얼어붙어 있다.



그냥 가면 심심하니까 놀면서 걸어가기...



지붕처럼 생긴 바위다

정준이는 지가 더 큰 거로 받쳐놓는다고....ㅋㅋ

건너편 능선은 넘어가는 해를 받고 있다.

지루한 계곡길 하산의 끝자락인 아까 그 삼거리에 도착했다.

4시 51분 이문을 통과하면서 힘든 길을 졸업한다.

애들은 간식타임 한다고 해서 나는 세렴폭포에 잠시 들려 보기로 했는데... 너무나 볼품없어서 실망~

늘어지면 어두워질 것 같아서 부지런히 내려가는 중...


5시 49분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어둑해지는 느낌이다.
자동차로 가서 뒷정리를 하는데 옆에 자동차로 다가오는 두 젊은이가 정상에서 우리 인증숏을 찍어준 사람이라며
손자랑 할머니가 그곳에 올라온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내려오는 내 내 우리가 잘 내려갔는지 궁금했고 걱정됐지만
나름 내공이 있으니까 거기까지 올라오지 않았을까 싶었다면서 여기서 다시 만나니까 무척 반갑다고 이야기를
하는데 참 고마웠다.
그분들은 사다리병창 코스로 내려와서 식사를 하시면서도 우리 이야기를 하셨다고 한다.

출출해하는 애들을 그냥 데리고 올 수가 없어서 주변 편의점에서 사발면 두 개씩 먹고 간식으로 젤리 한 봉지 씩
사준 다음 막힘없는 도로를 달려서 집으로 돌아왔다.
치악산..... 치를 떨고 악에 받쳐서 올라간다는 그산...... 힘들게 올라가는 길이 볼거리, 즐길거리가 없어 노는 재미가
없으니 더 힘들게 느껴지는 게 아닐까 싶다.
누가 나에게 그 코스를 다시 갈 거냐고 물어본다면? 글쎄올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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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2021.01.21 11:30
사다리병창길이 국립공원 산길 중 거의 유일한 검은색 표시 산길이라 하기에 도전정신으로 단단히 무장을 하고, 2018년 6월 6일 더운날 다녀 온 추억이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크게 힘들이지 않고 올라서.. "아~! 우리도 이젠 진정한 산꾼의 몸이 되었구나..." 하는 기쁨을 주었던 길이었습니다. 그때와 똑 같은 코스라서... 추억에 젖어보네요.
다시 갈거냐고 저에게도 묻는다면? 저도 글쎄올시다...입니다.. ㅋ 만, 체력테스트 해야될 때 다시 찾을지는 모르겠습니다.
두분 손주와 함산인데, 강추위가 없이 산행하기가 좋았던 겨울날이어서 다행입니다.
역시나~~ 여신님이시네~! 하며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
자유의 여신~!!2021.01.21 12:19
치악산 코스중에 유일하게 검은색을 이나이에 겁도 없이 도전했네요...ㅎ
사실...설악의 공룡넘을때 생각하면 그러려니~할텐데 웬지 모르게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팬님부부는 산행내공이 장난아니시니까 큰힘들이지않고 오르셧네요.
어디로보나 두분은 진정한 산꾼이십니다.
예전에 팬님 산행기에서 본듯하여 찿아보니까 저랑 같은코스를 초여름에 다녀오셧더라구요.
차키를....그런 에피소드도 있으시구요...ㅎ
손자녀석들이 아직은 어린나이라서 제가 준비할것도 많고 챙겨야될것도 많아서 사실은 조금 힘들지만 함께하는 즐거움으로 극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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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이2021.01.22 00:08
치악산...산 중에서 가장 오르기 싫은 산입니다요.
13년 직업이 군인인 큰 아들 휴가나왔을 때 조카랑 셋이서 대중교통으로 다녀온 게 처음인데요.
싫은 이유가 오르는동안 조망이 너무 없으니 답답하기만하죠.
물론 올라가면 조망이 좋지만요.
손주들과 함께 올랐는데 상고대나 눈꽃이 많았으면 더 좋았을것을요.-
자유의 여신~!!2021.01.22 15:36
저도 까꿍이님과 같은맘이라 순위에서 늘 미뤄놧었는데 나이를 자꾸 먹으니까 더 미루면 못갈것같기도하고 애들하고 함께가면 짐도 져주는면이 도움이 되기도해서 이번에 다녀왔더니 속이 시원합니다.ㅎㅎ
힘들게 올라간거 보상이라도 해주듯이 정상조망이 시원해서 많은 위로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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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래2021.01.23 18:16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즐겁고 행복 하셨는지요
주말도 밤이 깊어갑니다
오늘도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잘 보고 갑니다 -
샤프2021.01.23 19:01
연속 일행이 있는 산행이 좋아보입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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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백2021.01.24 20:40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겨울날씨답지 않게 포근한 주일입니다.
덕분에 창문을 열어 장시간 환기시키면
창밖의 세상과 마음껏 교감하고 있습니다.
어느 소설 작가의 말이 아니라도
세상은 아름답고 살아볼 가치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호은2021.01.25 08:19
손주들과 치악산 산행을 다녀오셨군요!
저도 일년중 많을때는 100일 가까이를 원주의 치악산 자락에서 보내지만
아직 비로봉 정상에는 올라보지를 못해봤답니다. 아니 ... 다들 다시는 오르고 싶지않다기에
안올랐다는게 더 맞을듯 싶네요! ㅎ
든든한 손주들 이제는 어디에 계셔도 손주와 함께있으면 무서울게 없으실듯 합니다.
오색에서 대청봉 오르는것 만큼 힘든 치악산 코스를 오르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자유의 여신~!!2021.01.26 10:26
애들이 아직은 산행을 잘 따라다니고 있어서 원거리산행을 갔었습니다.
치악산 자락에서 일하셔야되는 사무실이 있으시군요.
제 지인도 몇년전에 마포에 있던 본사가 그쪽으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주말부부를 하고있더라구요.
그분도...사무실에서 치악산을 바라보고 있지만 올라보지는 못한다고...ㅎㅎ
이젠 아이들이 커서 제 보호자역할을해주니까 든든하기도 하고 기특하기도 하답니다.
진짜~오색에서 대청봉가는것과 똑 같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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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로동선2021.01.25 15:35
치악산 비로봉은 황골, 입석사에서 산들 산들 올라가는게 편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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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향기2021.02.15 08:12
자유의 여신님~
손주들과 산행-너무 행복할듯 합니다
손주들도 이 다음에 어른이 되었을때 할머니와의
행복했던 추억들로 멋진 인생을 살아가겠지요
이제 조금씩 건강을 찾아가고 있어
어제는 산성계곡길따라 대남문까지 왕복 걸었습니다~ 날이 참 따스하더군요
아프면서 집에 있는시간동안 유트브를 자주보게
되었는데 우연히 보게된 한라산등반을 손주들과 하는게 나오더군요 ㅎ
어찌나 반갑던지요~
때론 시간만큼 좋은 약이 없는듯합니다
무심히 지난듯 하루하루 아물어가는 상처들이
회복을 하니말이죠
비오는 월요일~따스한 커피향이 좋은 아침에
치악산 그 힘든 산행기를 보면서 오래전 초봄에
올라보고 너무힘들었던 기억으로 한번도 가지 않은 그 치악산을
올해는 꼭 한번 가보고 싶어집니다
늘 멋지신거 아시죠??ㅎ
가만히 앉아 치악산을 감상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도 고운 하루되시길 바랄께요~~^^-
자유의 여신~!!2021.02.16 10:16
향기님 소식이 궁금했는데 이렇게 댓글로 소식전해주시니 너무 반갑고 감사하군요.
다행이도 몸이 조금은 좋아지셧다니 그 또한 굉장히 반가운소식이구요.
북한산을 다녀오셧다는 소식에 힘이납니다.
애들도 추억이 많겠지만 제가 간직하는 추억이 더 많은것같습니다.
아~~~~ㅎㅎ
그거 촬영한지가 꽤 오래전이야긴에 아직도 영상이 돌아다니는모양이네요~
어디에 나오는지 저도 다시 보고싶어집니다.(물론 원본영상을 가지고 있지만요~)알려주세요.
치악산은 다른코스로 두어번 다녀온듯한데 사다리병창코스는 사람을 지치게하는 코스라서 또 가게될지는 모르겠습니다.
얼음녹고 날 따순날...제게 연락주시면 북한산 비탐(ㅎㅎ) 살짝쿵 안내해드릴께요.
맛있는 커피랑 멋진 조망을 즐겨보시렵니까? -
들꽃향기2021.02.16 13:44
한참을 찾았네요 ㅠㅠ
분명 (영상앨범 산)이란 프로에서 본듯한데
아무리 찾아도 안나오더니
드뎌 찾았어요 ㅎ
유트브에서 (영상앨범산 한라산 백록담) 을
입력하시면 짜자잔 첫번째로 나타납니다 ㅎ
이 영상이 아닌지 알고 계속찾아 헤매다
혹시나 하고 눌러봤더니 맞았어요 ㅎ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찍으셨네요
너무멋진 여신님~~
애들도 그동안 훌쩍 컸어요~
다시 보면 감회 새로울듯 해요~~ -
자유의 여신~!!2021.02.17 12:12
집에도 방송국에서 보내준 영상이 있지만 일부러는 잘 안보게되는데 알려주신 유튜브로 셋이 함께 다시봣더니 감회가 새롭더구요.
아이들은 우리가 저렇게 어렷었냐면서 촬영할때 에피소드도 떠올리고....지난날을 추억할수있는 시간이되서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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