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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영남

오대산,비로봉-상왕봉...겨울 왕국 속으로 풍덩~~!!

by 자유의 여신~!! 2020. 12. 19.

2020년 12월 18일(금)

나 홀로... 자동차

상원사-중대 사자암-적멸보궁-비로봉-상왕봉-상왕 삼거리-북대사 삼거리-상원사

13km

09시 20분~4시 12분.. 6시간 52분

재작년 겨울 산악회 버스를 타고 오대산을 갔었는데 비로봉까지 올라갔지만 눈이 너무 많이 쌓여있는데 능선길

러셀이 안 돼있어서 눈물을 머금고 돌아섯던 씁쓸한 기억이 있기에 겨울 오대산을 꼭 다시 가려고 했는데....

작년에는 오대산은커녕 집 밖에 나가는 것도 안 되는 상황이었고...

올해는 첫눈 산행으로 오대산을 가려고 또 산악회에 신청을 해놓았지만... 이놈의 코로나 19가 발목을 잡으니 할 수 없이

예약을 취소하고 홀 산행에 나서본다.

사실.... 겨울에 혼자서 운전하고 먼길을 가는 게 쉽지 않아서 웬만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이 시국엔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자동차로 움직인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주차장에 내려오니... 엥~~? 

눈이 오네......

아~~~~ 이걸 어쩐다..... 새벽 운행에 눈길이라.......ㅠㅠ

그렇다고 다시 들어가기도 애매하고.... 고속도로는 제설작업을 해놓았을 거라는 기대를 안고 살살 움직인다.

올림픽대로를 달릴 때까지 도로 가장자리에는 눈이 있었는데 수도권을 벗어나니까 도로 사정이 괜찮아서 무난하게 달려

오대산권에 들어왔다.

월정사 입구 매표소를 지나면서 다시 눈길.... 10여 키로를 엉금엉금 기어 올라간다.

집에서 5시 30분에 출발했다.

서울을 빠져나오면서 워셔액을 많이 뿌렸더니 얼마 지나면서 분사량이 시원치 않은 걸 보니 아무래도 이것이

떨어져 가는 것 같아서 휴게소 편의점에서 워셔액을 구입한 다음 자동차 본넷을 열고 확인해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2리터짜리 한 병이 거의 다 들어간다.

눈길에는 워셔액 사용이 많은데 여기서 보충 안 했으면 고생했을 수도 있었겠다 싶었다.

아주 오래전 겨울에 친구랑 덕유산 눈 산행을 마치고 밤 운전을 해 전라도 광주로 놀러 가는 중에 눈발이 펄펄 날리니

도로에서 튀어 오르는 눈 찌꺼기가 앞유리창 시야를 가리니까 워셔액을 뿌리면서 윈도 브러시를 자주 움직여야 되는데 

갈길은 아직 멀었는데 워셔액이 바닥이 나는 바람에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그 시절은 편의점이 없어서 카센터 문 닫으면 해결할 방법이 없을 때라 개고생을 하면서 광주까지 갔던 추억이 있다.

암튼...

9시경 상원사 주차장에 도착해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출발~~~

다음에는 버스 타고 올 수 있게 코로나가 없어져야 되는데.... 하릴없이 버스정류장도 담아본다.

비로봉으로 올라간다.

겨울철에는 폐쇄되는 화장실이다.

중대 사자암으로 올라가는 지겨운 돌계단길 시작~

모든 사람들이 찍어가는 사자암의 겹겹이 쌓인 처마 모습

산 능선이 하얗다...

상고대는 큰 기대 없이 눈길이나 걸으려고 왔는데 이에 웬 떡..... 띵호와 다~~~^^

또 계단을 올라서...

적멸보궁을 들려간다.

여기서부터 상고대가 눈에 보이니까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적멸보궁에서 내려온 다음 아이젠 착용하고 비로봉을 향해서 눈길을 걸어간다.

여기에 사람 있는걸 못 봤는데..... 비상용인가?

나뭇가지에 얼음이 조금 달라붙어있는 것도 예쁘다.

산행이 외롭지 않을 만큼의 산꾼들이 있어서 좋다.

점점 겨울왕국으로 빠져들어간다.

죽은 나무가 산나무에 기대어....

오늘은 바람이 어느정도 불지만 최고기온이 영하 8도라는 예보인데 그게 맞다면... 상고대가 하루 종일 있을듯하여

급할 것이 없을 거라는생각이고 능선에 올라서면 바람이 불어서 추울 것이고 풍경에 취해서 뭘 먹고 싶지도

않을 테니까 이부근에서 쉬면서 간식을 조금 한다.

상고대는 점점 더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건너편 능선은 하얗게 분칠 한 것이 보이니 가슴이 두근두근.....

내 나이에 무엇을 보고 이렇게 설레 일수 있을까? 싶은 게 너무 행복하다.

앞에 두부부랑 품앗이 인증숏을 찍게 됐다.

두부부 네 분이 오셨는데 모두 다 눈 산행이 생전 처음이라시며 너무 좋아하신다.

그중에 남자분이 나보고 눈 산행해봤냐고 물어보시면서 사람들이 겨울에 산에 간다면 추워 죽겠는데 산엘 왜 가나

했더니 바로 이런 풍경을 보러 온 거였다며 이젠 겨울만되면 이런 풍경 보러 눈 산행을 꼭 하게 될 것 같다며

무척 행복해하시니 행복바이러스가 전파되어서 나도 더 즐겁고 행복하다.

오전엔 우중충하던 하늘까지 벗어지니...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

정상에 오를 생각도 잊어버리고 상고대랑 노느라고 정신이 없었다.ㅎ

12시 23분 비로봉 도착~

오메~~ 미쳐버리겠다.

가야 할 길도 눈꽃세상이다 야호~~~!!

그분들과 또 품앗이 인증숏을 신나게 찍고...

옷을 엄청 껴 입었더니 굴러가겠네....ㅎㅎ

정상석에도 상고대가 활짝 피었다.

 

오대산 비로봉에서 한바퀴~

그렇게 한참 놀고 12시 38분 상왕봉을 향해서 발걸음을 옮긴다.

또 상고대 터널....

능선길 상고대는 살이 더 통통하고 실하다.

얼마나 놀면서 걸었는지 능선길인데도 500미터 걷는데 20분이나 걸렸다.

상당한 크기의 주목도 담고...

예술~~~~ 이다...... 예술

무난한 능선길인데 여기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렸다..ㅎㅎ

원래는 두로령으로 가서 북대사로 하산을 하려고했으나 이미 시간이 1시40분을 넘어가고 있기에 산행욕심을 내려놓고

어두워져서 도로가 더 얼기전에 오대산에서 빠져나가는게 좋겠다는 생각이기에 상왕봉 삼거리에서 하산을

해야겠다는 결정을 하니까 시간도 편하고 마음도 여유로워져서 바람 덜 닿는곳에 퍼져 앉아서 따듯한 물과 가벼운

간식을 먹으면서 혹시라도 주말 산행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까 싶어서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현장 상황을 올려보기도 한다. 

오후로 넘어가니까 상고대가 슬슬 내려앉고 있는데 그 모습도 아름답다.

2시 15분 상왕봉 도착이다. 정상석만 찍고 패스~

2시 42분 상왕봉 삼거리에 도착했고 예정대로 북대사로 발걸음을 옮긴다.

두로령 능선도 온통 하얀색 옷을 입고 있는 걸 보니까 부지런 좀 떨어서 저쪽으로 내려올걸~~ 하는 괜한 욕심이 ㅎㅎ

상원사로 내려가는 임도에 내려섯다.

이런 임도 4.6km를 주구장천 내려가야 된다.

4시 12분 주차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오늘의 행복한 산행을 마무리한다.

부상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작년에는 그림 의 떡이였던 눈산행이다.

올겨울엔 또 어디로가서 즐거운 눈산행을 하게될지는 모르겠지만 힘닿는날까지 열심히 즐겨봐야겠다는 다짐을 해보며

내스스로 운전하고 내발로 걸어서 가고싶은곳에 갈수있고 하고싶은것을 할 수 있다는것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

 

 

  • 피터팬2020.12.19 17:14 

    설렘을 주는 겨울산~~ 행복바이러스가 퍼지는 겨울산~~
    저도 겨울 산행에서 꼭 느끼고, 보고 싶은데... 일요산행으론 한계가 참 많네요.
    그래도 행운을 기대하며 일요일 산으로 들어가렴니다. ㅎ~

    오대산은 18년 겨울, 휴가까지 내고 갔었는데... 쌓인 눈만 보고 왔었지요.
    그때 보고 싶었던 오대산을 오늘 여신님의 사진으로 봅니다.
    오대산에서 환상의 겨울왕국을 보고 오심에 축하를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자유의 여신~!!2020.12.20 14:40
    겨울산은 특히....산꾼들이 아니면 접근하기쉽지 않은부분이 있죠?
    그걸 보상이라도 하듯이 행복바이러스가 마구 마구 솟아나는 기분인거 알만한 사람은 다 알죠~~^^
    저는 작년겨울에 은든생활하느라고 고생했다고 올해 첫 눈산행에서 보상을 받은것같습니다

    날짜에 제약이 있으신 팬님....
    올해는 어느산에서든 대박을 맞으실겁니다.
    오늘은 어느산에 들으셔서 즐거운 산길을 걷고 계시려나....궁금해집니다.

    휴가까지 내고 달려가신 오대산에서 만족스럽지 못 하셧지만 장쾌한 능선을 바라보며 눈길을 걸으신것만으로도 힐링이 되셧을듯합니다.
  •  
  • 이호은2020.12.19 20:33 

    여신님의 산행에 대한 뜨거운 열정에 하늘이 도와
    동화나라를 펼쳐주셨나봅니다.
    새벽 눈길을 가르며 자가운전하셔서 그 먼길
    오대산까지 젊은이들도 쉽지않은 산행열정이
    십니다.
    덕분에 오대산에 펼쳐진 장관을 가만히 앉아
    구경할수있어 행복합니다.
    여신님이 다녀오신 코스대로 저는 20년도 훨씬
    전에 가을날에 다녀온적이 있으나 근래에는
    발걸음한적이 없는데 이런 멋진 모습을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가운전으로 고생많으셨어요!^^

    • 자유의 여신~!!2020.12.20 14:51

      작년에 고생했다고 올해 첫 눈산행에 보상을 받은 느낌입니다.
      새벽눈길이 무섭기는했지만 멋진 산풍경을 보는순간 모든걸 잊게해주고 그냥 즐겁기만 하더라구요.

      장거리 운전이 쉽지는 않지만 무엇이던지 자기가 좋아하는일을 하는것은 피로감도 훨씬 덜해서 그 또한 즐거운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를 비롯한 산꾼들 대부분이 설악이나 지리산은 주기적으로 방문해주고 있지만 그 외의 산들은 쉽게 접근하질 못하고 있긴하죠~


  • 창포2020.12.21 06:25 

    파란하늘과 상고대 너무 아름답네요 여신님의 열정에 큰 상을 주셨네요 홀로 차를 운전해서 참으로 대단하십니다
    가슴 뛰면서 멋진 산행사진들 잘보았네요
    오대산으로 달려가고푼 마음이지만 요즘은 집 앞산만 매일 다니고 있어요

    • 자유의 여신~!!2020.12.21 17:51

      창포님 안녕하세요?
      건강하시죠?
      시국이 이러니 버스를 타고갈수도 없고...해서 자차로 움직였답니다.
      어렵게간걸 아는지 다행이도 상고대가 활짝 피어줘서 정말행복했습니다.

      창포님께서는 집 앞산을 다니시면서 꾸준히 트레이닝 하시니까 폐활량도 많이 좋아지셨을것같습니다.
      언제 날 잡아서 고산 눈산행 함 다녀오시면 좋을것같네요.

      저도 척추뼈가 부러지고나니까 회복이 됫다해도 조금만 힘들면 다친곳부터 신호가 오니까 예전보다 훨씬 힘들지만 살살 다니고 있는거랍니다.

      창포님의 눈산행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 까꿍이2020.12.29 12:31 

    무지무지 부럽습니다.
    전 아직 올해 눈산행은 꿈도 꾸지 못했는데요.
    하얀 상고대에 파란 하늘까지 선물꾸러미 잔뜩 받아 든 기분이셨겠어요.
    하산 임도길 아무리 길어도 멋진 상고대 원없이 보셨으니 그까지것쯤이야죠?
    내일부터는 강한 한파가 몰아친다고하니 벌써부터 걱정이되네요.
    건강 조심하시구 2021년에는 더욱 건강해지시길 빕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구요.

    • 자유의 여신~!!2020.12.29 17:10

      이젠 당분간 추워질날만 남았으니까 상황되시는대로 다녀오심되죠~
      기대없이 갔는데 상고대에 파란하늘까지 선물보따리를 한가득 받아왔답니다.
      까꿍이님 말씀처럼 멋진선물을 받아서 가슴에 간직하고 내려가노라니 긴 임도길이지만 힘들지않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내일 산에 가려고햇는데 엄청난 한파가 몰아친다고해서 산에를 가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하고 있는 저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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