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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지리산

지리산/추억의 책장을 다시 넘기며...1

by 자유의 여신~!! 2024. 2. 5.

우리 원준이가 이제 고3이다.

기숙학원에서 5주를 보내고 지난 토요일에 퇴소해 서울로 데리고왔다.

방학동안은 서울에 있으면서 공부를 하러다니기로했는데 아이들이 훌쩍 커버리고나니 옛추억이 새록새록 나길래

오래전 산행기를 다시 한번 올려본다.

 

 

2015년 7월 27일(월)

원준, 정준, 서준, 나.. 넷이서

백무동-한신계곡-세석대피소

12:00~17:05.. 5시간 05분

 

날씨... 흐림/해

기온.. 16~18도

풍속.. 7~10m

습도.. 75~85%

 

1학년겨울방학..... 한라산 백록담 정복

2학년여름방학..... 설악산 대청봉 정복

지리산 천왕봉은 3학년 되면 가기로 약속한 바가 있으니...

울 애들은 3학년에 올라오면서부터 어서 여름방학이 와서 지리산에 가고 싶다고 안달이다.

 

7월 24일 방학식을 마치고 25일 아침비행기로 서울로 왔고 난, 애들이 올라오면 가려고 세석산장과 버스를 예약해 놓았다.

장터목산장에서 자면 좋겠지만 어린애들을 데리고 일출 보러 가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어서

물이 많고 편안한 세석에서 자고 천천히 연하선경을 지나 천왕봉에 올라갔다가 백무동으로 내려와야겠다는 생각에서다.

이 코스를 잡은 것을 나중엔 살짝 후회를 하긴 했지만 암튼 계획은 그렇게 짰고 계획대로 갔다.

 

 

 

 

언젠가부터 산행에 동참이 된 서준을 지리산도 데려가고 싶다는 생각에 서준엄마랑 의논을 했고 서준도 함께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서 서준도 엄마동행 25일 날 서울에 왔다.

동서울터미널에서 서준을 만나 7시 버스를 타고 11시 조금 넘은 시간에 백무동도착...

조금 이르지만 식당에 들러서 점심을 먹고...

허걱~~ 김치찌개백반이 9,000원...

맛은....??? 글쎄요~~~ㅜㅜ

산행할 생각에 억지로 욱여넣고...

 

 

 

 

 

 

12시.... 날씨가 무척 덥고 습해서 산행은 시작도 하기 전부터 땀이 줄줄... 숨은 턱턱...

 

 

 

 

 

 

숲길로 들어오니 그나마 조금 낫긴 하는데 습도가 장난이 아니다보니 걸을 때마다 숨이 콱~막힌다.

산에 갈 때마다 내 등산복바지를 부러워해서 이번에 하나씩 사업혓더니 보기 좋네...ㅎㅎ

 

 

 

 

나는 먹거리 때문에 짓눌리는 배낭무게 때문에 발걸음이 더뎌지는데...

애들은 지리산에 온 게 신바람이 나서 폴짝거리면서 잘도 간다.

 

 

 

 

 

 

 

 

 

 

 

 

요즘 내린 비로 수량이 많아 물줄기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린다.

애들은 나뭇잎배를 띄우면서 깔깔거리기도 하고.... 참 재미있게 논다.

 

 

이그~~~ 개구쟁이들...

장난... 또 장난... 그러다가 지리산에 대해서 나한테 질문폭탄을 던지기도 하고..ㅎㅎ

 

 

 

 

 

 

물 수제비 떠본다고...

나도 두어 번 던져서 옛날실력을 확인해 보고...

어른들하고 왔음 못해볼 놀이를 애들하고 온 덕분에 같이해보니 나도 즐겁고 좋다.

 

 

 

 

 

 

 

 

 

 

산죽잎을 뽑아서 머리에 꽂고 다니질 않나....ㅎㅎ

 

 

원준이는 귀에다 꼽고..ㅎ

 

 

 

 

 

 

 

 

 

 

 

 

 

 

다리 위에서 나뭇잎배 띄운다고 손에 가득 무언가를 들고 다닌다.

 

 

 

 

 

 

 

 

 

 

 

 

 

 

 

 

그럭저럭 오르다 보니 한신폭포도착... 아니 그럭저럭이 아니다.. 난 배낭무게가 너무 버거워서 눌려 죽을 판...ㅎㅎ

온몸은 이미 땀으로 범벅인데... 아직도 갈길은 깔딱이 1킬로... 에구구.....ㅜㅜ

시원한 물로 목도 축이고 세수도 하고...

 

 

 

 

 

 

 

 

 

 

 

 

 

 

 

 

 

 

 

 

 

 

애들도 힘들어서 헥헥..

울 정준이... 터프하지만 인정이 많아서...

할머니가 너무 힘들어 보이니까 내 옆에 딱 붙어서 걷더니만 안 되겠는지

할머니짐 덜어서 자기 배낭에 넣어간다고 자꾸만 조른다.

어린것이 할머니생각하는 그 마음만으로도 힘이 난다.

내 마음속엔 그냥 장터목으로 오를걸 욕심이 과했나 싶은 게 이코스를 선택한 것에 대한 후회가 슬슬....ㅎ

 

 

 

 

 

 

 

 

 

 

심장마비로 거의 쓰러질 것 같은 호흡을 하면서 올라왔지만 끝은 있는 법...

안갯속에 가려져있지만 촛대봉이다.

애들은 휑~~ 하고 대피소로 사라져서 안 보인다.

 

 

 

 

취사장에 테이블 잡아놓고 사무실로 올라가 방배정을 받는데..

남/여 구분을 해야 되는데 10살이나 되는 남자애들을 여자방에 재우면 다른 분들이 불편해해서

내가 애들하고 함께 자는게 안된단다.

 

대략 난감... 울 애들이 수줍음을 많이 타서 아저씨들만 있는 방에서 못 잔다고 울텐데.....ㅜㅜ 

대피소 직원한테 사정~~ 결국은 거실에서 자는 걸로 살짝 허락을 받았다.

취사장에 내려와서 애들한테 물심부름시키고 나는 밥 먹을 준비를...

삼겹살을 굽는 건 번거로울 것 같아 제육을 재워왔다.

불판에서 지글거리면서 익는 동안 애들은 젓가락을 빨면서 아직 안 익었냐고 수도 없이 물어보고...

두어 판 익을 동안 난 맛도 못 볼정도로 폭풍흡입... 잘도 먹어치운다.

제육볶음 두어 근과 집에서 가져간 서너 공기쯤 되는 찰밥을 다 먹고 모자라서 햇반도 두 개 사다가 볶아먹고...

애들 어지간히 먹고 물러난 뒤 나도 천천히 먹고...

애들이 정말 맛있게 잘 먹어줘서 내 체력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지고 올라온 보람이 팍팍~~~~ 느껴진다...ㅎㅎㅎ

 

 

배불리 먹은 녀석들은 대피소 주변을 메뚜기처럼 뛰어다니면서 놀고..

난 식사뒷정리에... 잠자리준비에....ㅎㅎ

 

한참을 뛰어다니더니 어두워서 못 놀겠는지 나에게로 돌아와서...

암튼 잠잘 준비시킨 다음에 각자의 엄마한테 잘 올라와서 잘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고 통화시켜서 보고한 후

애들을 재우며 하루일과를 마친다.

아웅~~ 내일은 이 녀석들 천왕봉등정인데 날씨나 좋았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함께 나도 꿈나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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