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29일(월)
나 홀로/택시+버스
어리목-사제비동산-만세동산-윗세오름-남벽 쪽으로 조금 가다가-윗세오름 복귀-선작지왓-영실 매점-영실매표소
14.8km
am 8:20~ pm 3:20... 7시간
아이들 일정에 변수가 생길듯하여 제주에 오려고 계획했던 일정이 미루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 일정도 변수가 생겨서 며칠 더 미뤄지는 상황이 되니 서울에 있는 시간에 산에 한번 더 다녀와서
내려와야겠다고 생각을 했으나 주말날씨가 너무 춥고 흐리기에.... 산행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지난 월요일(1/22) 저녁비행기로 제주에 내려왔다.
그날도 날씨가 상당히 안 좋아서 비행기는 계속 지연되서 꽤나 늦게 출발했고 제주공항에 내렸더니
눈보라가 휘몰아치며 내린 눈이 도로에 꽁꽁 얼어붙어서 자동차들이 제대로 못 움직이고 있다.
딸내미가 데리러 나온다 하는 걸 택시 타고 들어간다고 나오지 말라고 얘기했는 택시승강장에 가보니
대기줄이 엄청나서 택시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버스정류장으로 왔는데 여기도 인산인해...
제주도는 바람이 많이 불기는 하지만 기온이 따듯해서 눈이 오면 바닥에 닿는순간 녹는데
이날은 기온이 많이 내려가서 도로가 빙판이니...
아마도 픽업 나오려고 했던 사람들이 우리처럼 꼼짝을 못 한 듯 여기저기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북새통이다.
나도 버스줄을 서보지만 들어오는 버스마다 만차가 돼서 많은 사람들은 남겨놓고 출발하는 상황이다.
우리 동네로 오는 버스는 도착하려면 아직 멀었기에 환승 한번 해서 오려고 해 보지만 케리어를 가지고 있는
나는 많은 사람들에 끼어서 버스를 탈 수가 없다.
딸은 계속 전화 와서 데리러 온다는 걸 길이 미끄러우니 나오지 말라고 해놓고 일단은 공항에서 탈출해야겠기에
아무 버스나 타고 시청앞으로 이동하는 중에 딸이 데리러 출발했다고 다시 전화가 오고...
그렇게 난리를 떨고 제주시청앞에서 딸을 만나 빙판이된 도로를 엉금엉금 기어서 집에 오니까 11시가 다된 시간...
아고 지치고 힘들어라~~!
다음날부터 며칠 동안 이 쪽 일을 보느라 또 바쁘고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한라산도 계속 입산금지었다.
주말부터 일부구간이 해제됐지만 나도 아직은 볼일이 있고 날씨도 계속 바람이 거세게 불면서
구름이 많이 끼어서 시야가 답답하니 굿이 산행을 강행하고 싶지 않았다.
이래저래 힘든시간들이 지나고 어제는 쉬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는데 마침, 딸, 사위가 밥 먹으러 가자고 해서
관광객처럼 탑동에 가서 쌀국수 먹고 동문시장 들려서 해물이랑 족발을 사 와서 저녁으로 잘 먹었다.ㅎㅎ
나는 이번주에 원준이 기숙학원 퇴소픽업을 가야 돼서 서울로 복귀할 것이고 여기에 아직도 할 일이 조금 남았지만
오늘은 바람도 잦아들고 날씨도 좋다고 하니 산에 가는 시간으로 할애하기로 했다.
역시나 택시 콜해서 시외터미널로 이동해 7시 30분 버스를 타고 어리목에 내렸다.
월요일임에도 버스가 거의 만차로 출발했으니 산행을 마치고 버스를 타는 것도 전쟁일 듯..
토요일부터 입산이 허가됐으니 주말 동안 많은 사람들이 다녀갔을 것이며
거세게 불던 바람결에 풍경이 어느 정도는 망가졌을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왔는데
올라가면서 병풍바위 쪽을 바라보니 상고대가 풍년인듯하여 기분이 좋다.
어리목 주차장으로 올라가는 길도 참 예쁘다.
주차장에 도착해서 다시 올려다보지만 하얀 상고대를 뒤집어쓴 설산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아고~~ 예뻐라...
한 달여 만에 다시 만난 한라산의 눈꽃들이 너무 반갑고 좋다.
매일이 비바람에 눈보라 전쟁이더니 거의 열흘 만에 나타난 파란 하늘에 상고대 파티까지...
나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하고 시간 내서 나온 것에 대한 보상을 충분히 받는 기분이다.
여자 두 분이랑 품앗이 인증도하고...
바람막이 안쪽에 다운조끼를 입었더니 사진은 더 뚱뚱하게 보이고....ㅋㅋ
등로가 복잡할 정도로 많이 올라가는 산객들이다.
흐미~~~ 예뻐라~~!!
아까 그분들 하고 또 품앗이 인증~~
10시 12분 사재비동산에 도착
지금까지는 숲길 상고대랑 놀았는데 이제부터는 탁 트인 평원에 우뚝 우뚝 솟아있는 나무들의 상고대랑 놀 타임이다.
이분하고도 품앗이 인증~~ㅎ
집에 와서 보니까 그분이 내 몰카도 찍어주셨네... 감사합니다~
사제비샘에서 물 보충하고 주변에서 쉬면서 간단하게 요기도한다.
생각보다 많이 녹지 않은 상고대 파티다.
흐미~~~ 이 예쁜걸 어찌 놔두고 가야 하나....
천천히 올라오다가 뒤돌아보고...
햇빛이 비추는 곳은 상고대가 많이 녹아내렸지만 그 모습도 아름답고 멋있다.
삼 형제 상고대
어느 분이 찍어주셔서....
아랫동네 오름방향을 바라봐도 상고대천지....
동물모양으로 만들어진 상고대와 상고대 나무 위에 까마귀의 조화
또 돌아보고... 발걸음이 자꾸만 멈춰져서 진행이 안된다.
11시 06분 만세동산 도착인데 오늘은 전망대에 가지 않고 패스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야 될 것 같은 나무...ㅎ
언제나처럼 백록담 남벽을 바라보며 걷는다.
햇빛 받은 곳에 상고대가 살짝 녹아내린 나무들도 이자체로 아름답다.
저쪽 끝으로 윗세오름 대피소가 보인다.
윗세족은오름과 윗세누운 오름
온통 흰색의 향연 위로 윗세족은오름 전망대에 올라간 사람들을 당겨본다.
얘는 용이라고 할까 사슴이라고 할까?
너무나 멋진 모양을 만들고 등산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나무들이 참 많다.
저기만 올라서면 윗세오름대피소가 지척이다.
마지막으로 뒤돌아보고..
12시 윗세오름 대피소 도착
역시나 대피소 마당에 사람들이 한가득 앉아서 쉬거나 먹고 있다.
이 표지석 한 장 담고 바로 남벽분기점 방향으로 진행한다.
여긴 사람들이 발걸음이 뜸해서 눈이 다져지질 않아 걷는데 에너지 소모가 많지만
풍경이 좋으니까 힘내서 진행한다.
장구목 풍경
앞을 보고 걷다가
뒤돌아보기도 하고..
건너편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하얀 세상을 온전하게 즐긴다.
나는 남벽분기점까지 갈 생각은 추호도 없기 때문에
이런 풍경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점심을 먹기로 한다.
지나가던 사람들이 나보고 명당에 자리잡으셧네요~하더니 나를 따라서 몇사람이 자리를 잡고 앉고...ㅎ
준비해 간 주먹밥과 커피로 점심을 단단히 먹고 일어나서 또 구경하기..
여기에서 돌아서기는 약간 서운해서 남벽분기점 쪽으로 조금 더 가본다.
12시 54분
오늘은 여기까지...
될수있으면 3시 46분버스를 타고 혹시 늦어지면 4시 46분 버스를 타면 되긴하지만
아까 올라오는 산객들의 숫자를 보니까 오늘도 버스타기는 전쟁이될듯하니
조금 일찍 내려갈 생각이 들어서 미련 없이 돌아선다.
상고대가 녹아내리면서 눈물처럼 흘러내린 고드름 모습이 예술적이다.
완전 역광이길래
옆으로 살짝 비켜서 담아봤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위에 사진이 훨씬 더 멋있음...
아까 그자리로 다시 돌아오면서 보니까 멤버첸지해서 다른 사람들이 쉬고 있다.
안전기둥이 눈에 완전히 묻혀서 꼭대기만 조금 나와있다.
상고대가 녹아내린 뒷모습
목화솜처럼 남아있는 상고대...ㅎ
윗세오름대피소로 복귀
오늘도 역시나 영실로 하산이다.
노루샘은 아직도 눈 속에서 못 나오고...
눈이 덮였기에 가능한 노루샘 안쪽으로 넘어가 본다.
이 풍경 어쩔 거야?
미쵸~~~ㅎ
윗세족은 오름은 오늘도 패스~
선작지왓에서 신나게 즐기고 정글지대로 들어왔다.
상고대 범벅이 된 시설물..
당겨본다.
날씨가 따듯하니 이쪽 상고대는 많이 없어졌다.
오름풍경이 보이기 시작하고...
병풍바위...
눈에 덮여서 형체가 잘 보이진 않지만 집게바위도 담는다.
영실 기암
고사목 지대
이 바위....
평소에도 사람 같다고 생각했는데
눈이 덮혀있으니 엄마가 머리에 수건을 쓰고 아이를 안고 있는 듯한 느낌을 지난번에도 받았다.
다른 각도에서 담아보니 더 그래~~~
여기쯤 오니까 데크에 눈이 없는 구간도 꽤 된다.
데크구간이 끝나니까 급경사 미끄럼이다.
아이젠을 신지 않은 가족이 엄청 고생하면서 내려오는데 혹시나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아슬아슬하다.
2시 43분 영실매점 도착
지금부터 내려가도 3시 46분 버스를 타는 것은 가능하지만 대기인원이 얼마나 되느냐가 문제이다.
일단은 빨리 내려가보는데 장땡~
3시 15분쯤 영실매표소 버스정류장에 도착했으나.. 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상당히 길다.
맨뒤로 가서 일단 줄부터 서고... 기다려보는데 내 뒤로도 줄은 점점 길어진다.
약 15분 정도 지연된 버스에 타보는데 자리 차지는 아예 할 수가 없고 기사님이 내려서 앞으로 못 탄사람을
뒤로도 태우다 보니 서 있는 것도 힘들게 일단은 출발~
1100 고지에서 몇 사람 내리고 또 몇 사람밖에 못 태우고 많은 사람들을 남겨놓고
어리목에서는 꽤 많이 내렸지만 그 이상으로 타고.... 제주시까지 오는데 산행보다 버스에서 견디는 게 더 힘들 정도였다.
시내에 들어와서 자리가 나서 잠시 앉아서 제주시외터미널에 도착해 버스환승해서 집에 오니 6시쯤 됐다.
그동안은 자동차를 가지고 다녀서 잘 몰랐는데
이곳 한라산은 가을단풍철이나 겨울 눈산행 때는 늘 이런 듯하다.
그렇거나 저렇거나... 눈호강 맘호강 실컷 한 산행길이라 지금 이 순간은 그것도 추억이되어서 그냥 즐겁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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