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18일(월)
나 홀로/버스+택시
1100 고지 휴게소-영실매표소-다시 1100고지 휴계소-삼형제 오름-1100고지 휴계소
거리 및 시간은 딱히 정의하기 어려움
블로그 친구이신 까꿍이님이 한라산 산행을 하시려고 2박 3일(금~일)일정으로 지난 금요일에 제주에 오셨다.
그날따라 비바람이 몰아치고 난리를 떨지만 꿍이님이 오신다기에 꼭 뵙고 싶어서 함덕에서 잠깐 만나 담소(?)를
나누고 헤어졌는데.... 그날부터 내리 2~3일간 날씨가 많이 안 좋아서 비행기도 결항이 되고 배편도 취소되는
상황이라 어렵게 시간을 내서 날아오신 꿍이님이 걱정된다.
역시나 빵시나~담날(토)도 미친 듯이 불어대는 비바람에 한라산은 전면 입산금지...
그 담날(일)도 똑같은 상황인데 계획한 산행을 못하시니 다른 것 하시면서 어떻게든 잘 놀다 가셨겠지만
괜스레 내가 미안하고 그렇다.
나는 주말에 바쁜 일이 있어서 어차피 못 나가는 상황이었고
월요일은 시간이 괜찮아서 산에 가야겠다고 계획을 세워는 놓았는데 날씨가 도와주려나.....
일요일날 계속 기상청에 들어가서 예보를 주시하니 일요일 밤까지 눈이 오고
월요일 오전에 잠깐 맑았다가 오후부터는 흐리고 밤에는 또 눈 예보다.
새벽에 일어나서 한라산국립공원 홈피에 들어가 보니 아직도 모두 "입산금지"로 뜨지만 만약에 산행을 못하게 되면
1100 고지에서 놀다 올 생각으로 준비를 해서 집에서 6시 40분경 택시 콜해서 7시 조금 넘은시간에
제주시외버스 터미널에 왔으나 240번 동절기 첫차(7시 30분)는 도로통제로 한라산을 가지 않고
아랫길로 우회한다고하니 내가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
어느핸가 쌍둥이 데리고 운전해서 눈산행을 나섰다가 지금 같은 상황이 돼서 어정쩡하게 있다가
버스는 통제가 풀렸다는 소식에 노형동에다 주차를 해놓고 버스를 타고 올라갔는데 어리목에 올라가니까
소형도 통제가 풀렸다고 자동차들이 줄지어 올라오는 걸 보고 얼마나 배가 아팠었는지 모른다.
오늘은 무조건 버스로 갈 생각으로 나섰으니까 최대 두어 시간까지 기다려보는 걸로하고 터미널에서 죽치기다.
버스터미널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한라산을 바라보니 하얀 상고대를 뒤집어쓰고 있는 한라산의 모습이 가슴을 뛰게 한다.
아~~ 이렇게 기다리면 저곳에 갈 수 있으려나?
8시 20분 출발인 두 번째 버스도 한라산을 가네~마네~하다가 시청에 전화를 해보니까 대형은 운행하는 걸로
결정이 됐고 소형은 아직 통제라는 답변을 듣고 버스를 타고 올라오는데 아래쪽은 상고대 그림자도 없더니
고도를 올리니까 하얀 얼음꽃을 뒤집어쓴 나무들이 인사를 하는데 너무 좋아서 싱글벙글이다.
9시 10분경 1100 고지 휴게소에 도착했다.
내리자마자 미친 듯이 상고대로 달려가서 인사부터하고....
윗세오름 방향...
여기서 잠깐 놀다 보면 혹시 한라산도 통제가 풀리려나 하는 기대를 품고..... 이 순간을 즐겨본다.
버스에서 같이 내린 분이 상고대 터널에서 인증숏을 담고 계신데 참 멋지다.
1100 고지 휴게소 앞 산책로 도 상고대길을 걸을만한데 여기도 막아놔서 못 들어가니 딱히 할 게 없다.
다른 부부팀이랑 제주에서 부터 같이 타고 내렸는데 이분들이 그냥 내려가기는 서운하니
차 한잔 마시자고 하셔서 편의점에 올라왔다.
흐미~~ 예쁜 거... 저길 가야 하는데 우짤꼬?
당겨보고...
영실코스의 병풍바위가 눈에 쏙 들어온다.
그분들은 차 마시고 나서 그냥 되돌아가신다고 하면서 나는 어떡할 거냐고 묻기에...
여기까지 왔다가 그냥 가기는 섭섭해서 나는 영실 매표소까지 가서 매점까지 걸어 올라갔다가 내려올까 한다고 했더니
자기들도 같이 가자고 해서 10시 버스 타러 나왔는데 소형도 풀려서 자동차들이 하나, 둘 올라온다.
영실로 가는 중에 버스샷
영실 매표소에 왔는데 여긴 아예 입구도 못 들어간다고 해서 멍~~ 하게 바라보다가
다시 제주시로 가는 버스 타고 나는 상고대랑 더 놀고 싶어서 1100 고지 휴게소에서 내리고
그분들은 그냥 댁으로 돌아가셨다.
그분들은 노원구에 사시는데 4개월 동안 제주살이를 하러 오셨다고 하면서 제주가 너무 좋다고.....
여기에 다시 돌아오니까 자동차들이 엄청나게 올라와서 도로가에 쭉~주차를 해놓고
경찰들이 나와서 주차관리를 하고 있다.
사람들의 행복한 탄성이 계속 쏟아져 나오면서 너도 나도 사진을 담느라고 신바람이다.
걸어서 영실 쪽으로 쭉 내려갔다가 휴게소로 다시 올라오면서 산책로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그사이에 사람들은 더 많아져서 바글 바글이다.
옆으로 슬쩍 빠져보니 이런 곳도 있네...
하긴~~1100 고지를 수없이 지나 만 다녔지 막상 와 본 게 오늘이 두 번째니까 이 동네를 잘 모르는게 당연하지 싶다.
한라산을 배경으로 인증숏~~~
사진 담아 준 젊은 처자가 여기서도 찍으라고 해서... 사양하지 않고 인증숏~
계속 쳐다봐도 너무 멋있다.
제주시 쪽으로 몇 발자국 더 내려오니까 임도가 나오는데 설경을 즐기는 사람들과
눈썰매를 타는 사람들이 있는데 모두들 즐거워 보인다.
조금 걸을것 같아서 의미는 없지만 트랭글을 켜고..
임도를 따라 올라가는데 꽤 볼만하고 좋다.
아까 그분들도 여기에 왔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뒤도 돌아보고...
철탑도 하얀색으로 임시 도색을 하고...
대부분이 여기서 돌아서는데 나는 조금 더 가보기로 하고 발걸음을 옮겨보는데
하늘은 약간 흐려있지만 상고대가 통통하게 살이 올라서 더 예쁘고 볼만하다.
환장햐~~!!
이걸 모르고 그냥 갔으면 심히 억울했을 듯...
슬슬 올라오다 보니 다른 건물이 보이고...
건물옆으로는 자동차 바퀴 자국조차도 없다.
몇 걸음 들어가 보니까 눈이 발목을 훨씬 넘어서길래 스패치를 착용하고 간다.
아무도 안 걸은 순백의 세상에 첫 발자국을 내면서 걸어간다.
너무 너무 너무 예뻐서 정말 미치겠다.
막 다른 길에 있는 철탑
지도로 확인해 보니 여기가 삼 형제 큰 오름인 듯...
철탑 옆으로 살짝 올라와봤다.
눈의 깊이가 이 정도...
철탑옆에서 내려와 여기서 돌아선다.
내가 낸 발자국을 따라서 돌아가기....
쌍철탑 있는데 오니까 불도저가 올라와서 눈을 밀고 있네...
어느 여자분이랑 품앗이 인증도하고...
12시 22분경에 다시 고상돈 기념비에 왔는데 마침 제주시로 가는 버스가 오지만
급하게 돌아갈 일도 없길래 그냥 보내고...
이 시간표를 보면서 1시 15분 버스를 타야겠다고 생각했다.
화장실 다녀와서 느긋하게 편의점에 올라가서 한라산도 또 보고.. 마냥 여유를 부린다.
구름이 슬슬 올라와서 병풍바위에 모자를 씌워놓았다.
1시 조금 넘어서 버스정류장에 왔는데 티맵으로 버스위치를 추적해 보니 서귀포에서 이제 막 출발했다고 나온다.
이상하네~~~~ 분명히 1시 15분 버스인데 뭐가 잘못된 거지?
다른 분들도 모두 다 버스가 왜 이렇게 시간이 안 맞는 거냐며 구시렁구시렁거리는데 여기저기서 몰려온 차량은
경찰이 식사하러 갔는지 잠시 자리를 비운사이에 서로 뒤엉켜서 도로가 마비되고..
발이 시린데 기다리는 버스는 오진 않고..... 이때는 조금 힘들었다.
결국 1시 50분이 넘어서 온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 터미널로 돌아와 다시 버스 타기가 싫어서 택시 타고 집으로 컴백 홈~
(버스시간표는 승객 모두가 해석의 오류였다는 걸 나중에 알았음)
혹시나 하고 나선 산행길에서 역시나 인 줄 알았는데 혹시나 가 맞아떨어진 나들이었다.
당분간은 눈산행 안 해도 될 만큼 실컷 눈을 즐겼고 얼음꽃의 유희에 기꺼이 놀아났다.
내일은 또 볼일이 있는데 잘 마무리되길 바라면서.... 즐거운 산행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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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시간표에 대해서..
1100 고지 입구를 우리는 1100고지 휴게소로 잘못 인식을 했으며 분명히 영실 다음에 1100 고지인데 왜,
영실이 먼저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이건 분명히 노선표를 잘못 만들어서 그런 거라고 수군거렸고
심지어는 그곳에서 일하시는 분도 버스시간표가 이상하다고 하시면서 본인이 칼로 긁어내신다고까지 했는데....
누군가는 바로 잡아야 되지 않을까 싶어서 집에 돌아온 후 시청에 전화해서 건의를 했더니 1100 고지 입구는
서귀포에서 1100 도로로 진입하는 지점이라는 설명이다.
그래서 그곳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모든 사람들이 다 1100 고지 휴게소로 잘못 인식하고 1시간 가까이 덜덜 떨면서 버스를 기다렸으니 오해가 생기지 않게 지점표시를 신경 써달라고 이야기했더니 자기들이 바로 수정하겠노라고 대답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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