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3년 12월 24일(일)
나 홀로/택시+버스+자가용
1100 고지 휴게소-임도길-삼 형제 큰 오름-원점
2.19km
am 09:58~pm 1:06... 3시간 07분

악천후로 계속 막혀있던 한라산은 12/19~20일 잠시 열렸다가 21일부터 또 쏟아진 눈으로
다시 도로 통제와 입산금지가 되었다.
어제(22일)부터 1100도로는 통제가 풀렸지만 한라산은 이런 이유로 계속 입산금지다.
연말을 맞아 한라산 등산을 계획하고 온 관광객들이 이제나~저제나~하고 기다리면서
혼란스럽지 않게 아예 이렇게공단홈피에 공지를 해놓았다.
그동안 진행되던 여러 가지 행정절차가 21일로 마무리되었고 집에 손볼일은 남아있지만 그건 건설사 쪽에서 손을
써줘야 돼서 서로 일정 맞춰서 해야 되니 조금 기다려야 되겠기에 시간이 될때 산행을 가고 싶은데....
오늘도 눈 소식이지만 퐁당퐁당 시간을 낼 수 있는 나는 오늘 내릴 눈의 양이 많지 않다니까 또 1100 고지로 출동이다.


오늘은 정말 바쁠 것이 없으니까 집에서 느긋하게 아침 먹고 택시를 불러 타고 9시 10분 버스를 타려고 버스터미널에 왔다.
휴일에 약간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대합실에 사람들이 제법 많다.

오잉~~~ 이런 버스가 있었네?
나는 주로 주중에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에 이 정보에 둔감했나 보다.
주말에 영실 매표소까지만 움직이는 설경버스란다.
그런데 터미널 어느 곳에도 이 버스에 대한 안내는 없고 버스 옆자리에 앉았던 분이 알려주신 정보다.
위 시간표는 제주터미널에서 영실매표소까지이고
아래시간표는 영실 매표소에서 제주터미널까지이니 참고하시기 바란다.


9시 10분 버스 타려다가 설경버스인 9시 버스를 타고 또 여기에 왔다.
지난 월요일보다 눈도 훨씬 많고 상고대도 통통해져서 보기가 더 좋다.



버스정류장은 눈으로 입구가 막혀버렸다.

오늘도 역시나 많은 사람들이 일찌감치 올라와서 즐기는 사이에 끼어서 구경하고...

지난번에 보니까 이나무사진이 예쁘길래 다시 담고....
여기서 젊은 여자분을 만났는데 나는 여기를 떠나서 임도 쪽으로 갈 건데 어찌할 거냐고 물어보니까
자기는 그쪽에 가본 적이 없다며 나를 따라오겠다고 해서 같이 움직인다.


임도 진입...
이제부터 또 눈꽃세상에서 황홀경에 취해보려 한다.

다시 봐도 너~~~ 무 예뻐...




나의 동행이 된 이분....
복장이 너무 가볍다.


올라오다가 친구 들인듯한 세분의 단체사진 요청을 받고 찍어드리다가 우산을 빌려 쓰고 나도 찍고....ㅎㅎ

그렇게 한참 놀고 있는데 어느 분이 다가오셔서 "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를 하기에 쳐다보니까
월요일 휴게소에서 차 함께 마시고 영실까지 다녀왔던 부부팀 남편분.....
이렇게 우연히 또 만나게 된 것도 신기한데 알아봐 주시고 아는 척해주신 것에 깜짝 놀라면서 너무 반가웠다.
딸, 사위분이 제주로 내려와서 네 가족이 여길 다시오게됫다며 아내분과 자제분들은 조금 위에서 놀고 있다면서
부인에게 전화해서 나를 만났다며 빨리 오라고 재촉을.....
다시 만난 기념으로 사진도 찍고... 서로 연락처를 교환하고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다.
그냥 딱 봐도 두 분 다 너무 선하고 멋지지 않나요?

쌍철탑에 왔지만 흐린 날씨로 철탑은 보이지 않는다.

오늘도 여기를 지나서 안쪽으로 쭉~~~
살이 한껏 오른 상고대가 눈을 즐겁게 하고 행복감을 준다.








날씨는 흐리지만 이 정도 풍경이면 한 가지쯤은 내려놔도 전혀 억울하지 않은 산행길이다.
백록담, 윗세오름이 아니면 어때? 지금 이 순간 나는 온전히 풍경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동행하신 분이 사진을 엄청 찍어줘서 오늘은 내 사진이 많이 올라가게 된다.










실루엣으로 보이지만 삼 형제 큰 오름에 있는 철탑도 상고대가 만발한듯하다.





사진 무지하게 찍고 놀면서 슬슬 와서 삼형제 큰오름 도착..

발자국 없는 곳에서 눈장난도 해보고...

이렇게 러셀을 해서 올라간다.


V 시켜서 말 잘 듣고 V~~~~

눈이 상당히 깊어서 허리까지 빠지니 움직이기 힘드니까 멀리서 서로 찍어주기...




이젠 내려가는 중~~









마침 하늘이 잠시 벗어져서 상고대가 주렁주렁 달린 철탑도 담는다.


그분이 눈에서 날짜 써놓고 찰칵~

살짝 바보처럼 웃고 있는 나....ㅋㅋ




















그분이 사진 찍게 들어가 보라고 해서 몇 발작 들어왔는데 눈이 허리까지 빠져서 당황하는 중~

그래도 좋다고 브이~~~



누가 만들어놓았는지 도구를 쓰지 않고 손으로 만들어놓은 쌍둥이 눈사람이 정겹다.









다시 쌍철탑부근에 왔는데 역시나 흐려서 한라산이 안 보인다.
그분은 이렇게까지 걷게 될 줄 모르고 일반복장으로 오셨기 때문에 바지가 이미 무릎까지 젖어올라가 있다.
많이 춥겠다고 했더니 괜찮다고는 하지만 전혀 괜찮지 않을 듯하여 내 스패치 벗어서 그분에게 해드리고....
진작에 벗어줄걸~~~~~


도로에 가까워지니까 사람들이 바글바글...


휴게소에 내려와서 그분은 서귀포방향으로 가신다고 하기에 버스정류장에서 헤어지고
나는 다시 고상돈 기념비 쪽으로 왔는데 날씨가 심상치 않다.



잠잠했던 바람이 거세게 불기 시작하면서 눈보라가 휘날린다.
영실 매표소에서 1시 05분에 출발하는 임시버스를 타려고 1시쯤 버스정류장에 와서 기다리는데...
눈보라는 점점 더 거세지고 국립공원 직원들은 안내방송으로 지금 1100도로는 눈이 와서 체인으로 바뀌었으니
탐방객들은 어서 서둘러서 내려가라고 재촉을 한다.

버스를 계속 기다리리는 중에 심심해서 cctv 캡처... 화살표에 파란 우산 쓴 사람이 나...ㅎ
이때까지만 해도 버스를 곧 타게 될 줄 알았다.

바닥에 눈은 쌓여가는데 버스 실시간 위치추적을 해도 한자리에서 꼼짝 않고 있는데
혹시 버스가 운행을 못하나 싶은 불안이 슬슬 올라와서 마음을 불편하게 한다.
그렇게 20여분을 서있는중에 어느 차가 우리 앞에 서더니 제주로 내려갈 사람은 5명까지 태워줄 수 있으니까
원하는 사람은 타도 좋다고 한다.
앞에 젊은 여자두분(친구사이)이고 내가 앞에서 3번째 서있었으니까 나도 후다닥 앞자리에 타고
뒤에는 부부 한팀이랑 젊은 여자두분이 탔는데 줄 서있던 30여 명의 사람들은 우리를 무지 부러운 눈초리로 쳐다보지만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서.... 우리만 출발~
출발은 했지만 도로가 꽉 막혀서 걸어가는게 빠를 정도지만 추위를 피해서 따듯한 차안에 있는것만으로도
너무 고맙고 감사할 다름이다.

우리 앞차는 빙판길에서 자꾸만 앞차를 추월하려고 껄떡 껄떡...
이렇게 위험한 길에서 추월이라니......ㅜㅜ
만약에 중앙선을 넘거나 사고를 내면 신고하려고 동영상을 찍어놓는다.
차주분은 제주도 아내분을 맞이하여 이곳에 와서 산지가 25년 넘었다고 하시면서 서귀포에 일 보러 다녀오시는 중인데
추운데 서있는 사람들이 안쓰러워서 태워줬다고 하신다.(4륜구동 자동차임)
도로가 꽉 막혀서 오도 가도 못하니 앞 차 운전가가 무지 답답한 듯 차에서 내려 우리 차로 와서
어떻게 가야 되느냐고 묻는데 우리 차주분이 그냥 순서대로 가야 된다고 이야기해 주시고...
거기에 덧붙여서 내가 만약에 중앙선을 넘어서 추월하면 신고하려고 영상 찍어놓았으니까 그런 생각하지 말고
순리대로 하라도 이야기해 줬더니 알겠다면서 그러겠다고 하고 돌아갔다.ㅎ


1시간 30분 정도 내려와도 어리목이 아직 멀었으니.... 고심 끝에 차를 돌려서 서귀포로 가신다고 하고 1100 고지 휴게소로 올라오니 그때가 3시인데 그제야 240번 버스가 올라왔는데 버스도 제주시로는 못 가고 서귀포로 내려간다고 한다.
우리랑 같이 서 계시던분들은 이제서 버스에 탑승.... 얼마나 춥고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맘이 짠하다.
그 추운 곳에서 꼬박 두 시간을 기다린 것이다.
만약에 내가 그곳에 있었다면 집에 돌아온후 몸살이 걸려서 무지하게 고생했을듯...

버스를 뒤로하고 서귀포로 내려가는 중~
10여분 내려오니까 도로에 눈도 별로 없고... 달릴만하다.
차주분께서는 아까 진작에 서귀포로 내려올걸 그렀다며 후회를 하시지만
우리는 추운 곳에서 떨지 않은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이렇게 서귀포를 지나서 평화로를 타고 제주로 넘어오던 중 이분께서 관음사길 드라이브 시켜주신다고 달리셨는데
5.16 도로 관음사 분기점에 오니까 제주대방향이 결빙으로 교통통제라고 해서 다시 평화로로 돌아가라는 경찰의 말이다.
달려왔던 10km를 다시 달려가야 되는데 어묵등 간식을 파는 트럭을 발견...
점심을 못 먹은 승객(?ㅎ)을 배려해서 차주분이 여기에 잠시 정차 후부부팀의 아내분이 사주셔서 어묵 하나씩 먹고...
내가 꼬치 사주려고 하나씩 먹으라고 해도 집에 가서 저녁 먹을 거라며 모두 다 사양해서 못 사주고 다시 출발~

그분 차 렉스턴이다.

왔던 길을 다시 달려서 평화로를 왔고 그렇게 달려서 5시20분경 노형오거리에서 우리 모두 내려서 헤어졌다.
나는 택시 타고 제주시외터미널 부근에 와서 버스로 환승 6시 30분쯤 집으로 돌아왔다.
1시 20분경부터 귀가전쟁이 돌입 5시간 넘게 걸린 귀갓길이지만 고마운 분 덕분에
큰 고생 없이 돌아오게 돼서너무 감사할뿐이다.
뉴스를 보면 세상이 흉흉한 듯 보이지만 우리나라는 아직도 정이 많고 따듯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은 아주 좋은 나라가 맞는듯하다.
없는 사연도 만들어서 다녀오게 된 1100 고지.... 눈길을 걷고 상고대를 본 순간은 너무 행복하고 즐거워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고생 따윈 아무것도 아닌 나들이가 되었다.
오늘 날짜로 한라산에 내려졋던 입산금지가 해제됐다고 하니 내일은 또 한라산을 가봐야겠다.
'제주도 山'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라산/윗세오름...눈(雪) 풍년에 내 눈과 마음이 호강하는구나~~!! (10) | 2024.01.30 |
---|---|
한라산/윗세오름...모처럼 등로가 열려서 후다닥 달려갔다. (8) | 2023.12.27 |
한라산/1100고지...윗세오름 가려다가 입산금지로 여기에~ (15) | 2023.12.18 |
한라산/윗세오름...뜻밖에 횡재 로구나~!! (8) | 2023.12.08 |
한라산/사라오름...산행코스 돌려막기로 갔지만 산정호수 풍경이 아름답네 (6) | 2023.08.1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