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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충청 山

북한산/노적봉...내 산행인생에서 꽤 출세한날~~

by 자유의 여신~!! 2022. 11. 9.

2022년 11월 8일(화)

평택 아우님이랑 둘이서

북한산성 탐방센터-대서문길-보리사-보리사 뒷길 능선-북장대-기린봉(?)-노적봉 사면 길-

노적 서봉-노적 동봉-용암문-도선사-우이동

9.18km

am 09:57~pm 5:32.. 7시간 34분

노적봉... 내 평생에 거긴 못 갈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봄에 아우님이 거길 데려간다고 이야기 했었는데 각자의 사정으로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도 지나가고 있다.

엊그제 단풍이야기를 하다가 단풍철은 살짝 비껴갔지만 노적봉을 가자고 의기투합하고 화요일을 디데이로 잡아

놓기는 했는데 나는 미지의 세계에 갈 생각에 설레기도 하지만,그 험하다는 곳을 어찌갈꼬나~? 하고

내심 겁도 나서 당일까지 마음적인 감당이 안될듯하면 다른 곳에 가자고 할까? 싶기도 하다.

내 마음이 그렇거나 말거나 평택에서 새벽기차를 타고 서울역으로 와서 전철, 버스 타고 9시 30분이 넘어서

산성입구에 온 아우님과 시간 절약 차원으로 cu편의점에서 따끈한 어묵과 김밥으로 아침을 때우는데

이 편의점에서는 어묵도 팔고 김밥 종류도 많아서 골라먹는 재미에 김밥 구매자에게는 생수 500mm도 한병 서비스를

해주며 어묵 맛도 꽤 괜찮고 좋았다.

편의점에서 식사를 마치고 탐방센터로 올라와 9시 57분 이사진을 찍는 것으로 본격적인 산행길에 나서본다.

둘레교에서 이사진을 담는데 오늘따라 노적봉이 더 특별하게 보이면서 설렘과 두려운 마음이 교차한다.

대서문길로 올라가는 중~

근데 배가 너무 불러서 걷는게 힘드네...ㅋ

가을 정취를 느끼면서...

무량사 앞에서 원효봉

10시 36분, 북한산동 역사관 앞을 통과한다.

화장실 개선공사를 해서 신삥이네...

이곳 삼거리에서 아우님이 잠시 헷갈린 듯...

원래는 원효봉을 넘어 북문을 지나 대동사 쪽으로 간다고 했는데 초장부터 원효봉을 넘어오려면 너무 힘들고

지치니까 대서문길로 올라오자고 했다.

그런데,여기서 대남문 방향으로 데리고 가길래 노적사나 용학사 부근으로 올라가려고 그러나 보다 하고

줄렁줄렁 따라가다 보니...선봉사 부근에서 잘 못 왔다고해서 빽~보리사 방향으로 다시 간다.

아우님도 노적봉은 약 10년 만에 온듯해서 기억이 가물가물하다고....ㅎㅎ

10시 46분, 잠깐의 알바를 마치고 보리사로 돌아와서

보리사를 통과해서 뒷길로 올라간다.

묘지 가는 길인듯한 이런 철문도 지나고...

쭉 가면서 보니까 철망 중간에 개구멍이 몇개 눈에 띄었음

이렇게 올라와서

의상능선도 바라본다.

무량사

(좌) 원효봉과 (우) 염초봉 그리고,아래쪽에 개연 폭포도 시원하게 보인다.

멋진 원효봉과 개연 폭포... 오늘 까딱했으면 원효봉만 넘고 지쳐서 노적봉은 못 갈 뻔~~ㅎ

우리가 가는 길에 축복이라도 내려주듯 하늘은 환상적으로 예뻐서 조망이 터지기만 하면 마음이 황홀해진다.

쳐다만 봐도 오금이 저린 염초봉과 아래쪽에 개연 폭포

조망바위에서 사진을 담고 있는데 아우님이 몰카를 해줬다.

아우님도 세워놓고 설정샷 한 장~

자꾸 봐도 참 잘생긴 원효봉이다.

11시 08분, 북장 대지

나무 틈새로 노적봉이 완전히 보인다.

도저히 오를 수 없을 것 같은 저곳에 사람이 걸어오를 수 있다는 것이 참으로 신기하고 놀라울 뿐이다.

서봉에 나폴레옹바위가 육안으로 식별되니 가슴은 더욱 설레고....

뒤에 백운대와 만경대까지 보이니까 내 가슴이 계속 두근반, 세근반~어쩔 줄을 모르겠다.

산행이 아니라면 이나이에 이렇게 설레이는 일이 있으려나?

우린 기린봉인듯한 봉우리를 넘어 저기서 나왔고...

대동사에서 치고 오르는 길과 노적사에서 올라오는 길이 교차하는  사거리라고 아우님이 알려준다. 

여길 통과할 때가 12시 07분이다.

이젠 본격적인 노적봉 코스로 진입했는데 다짜고짜 나오는 이 슬랩부터 올라가야 된다고 해서

식겁하고 놀라워하고 있다가 옆에 보니까 우회로가 있길래 나는 안전하게 저기로 간다고 했더니

아우님 말이.. 노적봉 갈 사람이 이 정도를 무서워하면 안 된다며 부득부득 여길 올라가야 된다고 무조건 올라오라고 한다.

앞장서서 올라가는 아우님...

너무나 무섭지만 헥헥대면서 간신히 따라 올라왔는데 다음 슬랩에서는 누룽지를 뜯으면서 올라가야 된다고... 헉~

나는 여기서 도저히 저건 못한다고 1차 진상을 부렸고...

내가 옆에 우회로를 찾았다고 빨리 내려와서 안전하게 가자고 졸라서 아우님도 포기하고 내려오는 중~ㅎ

내가 찾아낸 우회로...

나는 노적봉을 올라가는 게 목적일 뿐 중간에 모험을 하고 싶은 생각은 1도 없다.

해서~ 될 수 있으면 안전한 루트로 가고 싶을 뿐이다.ㅎ

우회로 안전하게 누룽지 바위 위에 올라와서 

설정샷~ㅋㅋ

누룽지 바위 위에선 노적봉이 한눈에 보인다.

노적봉을 배경으로 아우님이 담아준 사진 두어 장~

최근에 개비한 최신형 핸드폰 사진인데 카톡으로 받아보니까 사이즈를 작게 찍어서 화질이 많이 깨지네...

아우님도 인증숏 하나...

앞에 신기한 바위가 있길래 노적봉과 함께 찍어봤다.

편안한 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과일로 당 보충을 하고 다시 걷는 중에 노적봉과 만경대

그리고 백운대랑 염초봉 사이로 장군봉도 얼굴을 내민다.

날씨는 계속 너무 좋아~~~ 띵호와다.

잠시 길이 헷갈렸는데 선답자들이 고맙게 달아놓은 리본이 갈길을 알려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백운대... 서벽길을 지나가는 간 큰 사람들도 확연히 보인다.

그런데,우리가 가는길이 너무 거칠고 또 이상하다.

계곡 치기를 하면서 올라가는데 방향은 맞는것 같은데 너무 야생이라 급경사지를 치고 올라가기가 쉽지않다.

낙옆에 파뭍힌 바닥을 밟으면 낙옆과 함께 흙이 밀리고 붙잡을 나뭇가지는 죽은게 많아서  상당히 위험한 여정이다.

내 생각에는 아마도 알바인듯하나..... 어디든 가겠지 하는 마음으로 묵묵히 따라가고 있었다.

그렇게 40여분을 기어올라오니까 여기에 리본이 하나 달려서 갈길을 알려준다.

저 조그만 리본이 어찌나 반가운지.....

계속 심각한 표정을 지었던 아우님도 "누님, 누가 옷 찢어서 매달아 놓았나 봐요." 하면서 싱거운 농담 한마디를 툭 던진다.

염초봉... 재작년엔가 파랑새능선을 갔을 때 나는 어디까지 다녀온 것일까?

이렇게 쳐다봐서는 도대체가 감이 안 잡힌다.

"이바위까지 다녀왔는데 얘 이름이 뭐예요?"

얘가 혹시 책바윈가?

조망바위에서 잠시 숨을 돌리면서...

2시 19분 드디어 서봉 아래쪽에 도착했다.

내가 이곳에 오다니.... 감격~~ 감격~~ 감격이다.

아우님은 후딱 가서 뷰 명당 테라스에 자리 잡고 앉아있네...

의상봉 방향은 역광 과 스모그로 잘 보이지 않길래 사진 담는거 패스하고...

오늘에 메인 모델이 된 원효봉을 또 담는다.

 

 

자리 펴고 앉아서 간식하면서 쉬고 출발하기 전에 인증숏도 하나씩 담는다.

노적사..

아까 누룽지를 뜯을뻔한 바위...

저곳에서 바라본 노적봉은 정말 대단했는데 내가 올라와 있다는게 실감되지 않는다.

아까 올라올 때 봤던 슬랩인데 나는 간식을 하고 일어설 때까지도 여길 올라가야 되는지 꿈에도 몰랐다.

그런데 아우님이 여길 올라가야 된다면서 자기가 먼저 성큼성큼 올라가버리는데 나는 여기서 2번째 진상을 부린다.

쳐다만 봐도 숨이 턱 막히고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는데 여길 어떻게 올라가냐고요?

왔던 길로 되돌아 내려가자고 아우님 한데 졸라 보지만 그쪽으로 가는건 너무 힘들어서 안된다면서

바위가 까칠해서 절대 미끄러지지 않으니까 신발을 믿고 무조건 올라오라는데..

정말 미치는 줄 알았고 내가 여길 왜 왔던가? 싶은게 울고 싶은 심정이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살살 올라가 보는데 동그라미 친 곳에 엉거주춤 서서

너무 무서워서 더 이상은 도저히 못 가겠다고 했더니 아우님이 준비해온 로프를 꺼내서 아래로 내려주고

나는 그걸 붙잡고 간신히 서봉으로 올라간다.

더 큰 시험이 나를 기다리고 있는지도 모른 채.......

로프를 붙잡고 안전지대로오니 조금 전까지 발발 떨었던 나는 어디로 가고

이 풍경을 보는게 좋다고 이렇게 사진도 찍었다.

아우님이 나보고 여기서 올라가는건 쉬우니까 먼저 올라가서 구경하고 있으라고 하길래 혼자 후딱 올라왔다.

이때 시간이 2시 51분... 간식 마치고 일어설 때가 2시 45분경이니까 내가 시간을 많이 끌진 않았네...

아우님은 로프 정리하는 중~

먼저 올라온 나는 너무 좋아서 여기저기 구경하느라 정신이 없다.

왼쪽 동봉과 오른쪽 만경대다.

동봉에서 사진놀이하는 여자두분... 여기까지 올라와서 자유롭게 노니는 저분들이 너무 부럽다.

이름도 유명한 서봉의 나폴레옹 바위를 직접 알현하다니...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모르겠다.ㅎ

정리를 마친 아우님이 올라오고 있네..

올라오자마자 내 인증숏을 먼저 담아주고...

서봉에서.. 내가...

너무 감격적이고 멋지다.

백운대 인수봉과 만경대 노적봉 동봉... 삼각산의 모습이다.

뒤쪽에 만경대와 겹쳐진 동봉과 용암봉...

내가 이곳에 서 있다는 것이 너무나 감격적이라 사진을 자꾸만 찍는다.

용암봉...

염초봉과 책바위(?)

(우) 인수봉 (좌) 장군봉을 거느리고 있는 백운대의 위용을 보라~!

여기서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되는지도 전혀 몰랐는데 아우님이 밧줄을 타고 내려가야 된다고 하니...

나는 심란의 극치인데 저 두 분이 우리더러 빨리 동봉으로 넘어와서 자기들 사진을 찍어달라고 소리를 친다.

여보세요~~ 지금 당신들 사진이 중요한게 아니고 나는 밧줄을 타고 여길 내려가야 한다는게 죽을 맛이라니까~~!!

어제 통화할 때 밧줄 어쩌고 하길래 나는 너무 무서워서 밧줄 못 탄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우님은 내 이야기를 그냥 엄살 정도로 생각하고 흘려들은 모양이다.

나의 심리상태를 전혀 고려하지 못하고 산행 계획을 짠 듯... 에구구 어쨌든 클났네.. 

여기서 나는 온길로 다시 가면 안 되는 거냐며 3차 진상을 부려보는데....

 

그러기엔 시간도 너무 늦고 그쪽으로 다시 내려가는건 너무 힘들다면서 씨알도 안 먹히는 아우님이다.

그래서 저분들한테 여기 말고 다른 길을 없는거냐고 물어봣지만 다른길을 더 위험하니까 여기로 내려가야 된다고 한다.

또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고 가슴이 벌렁벌렁 하는게 막연한 공포심에 숨이 막혀 죽을 것 같다.

아우님은 나를 달래며 안심시키느라 진땀을 빼는 듯...

마음속으로는 너무 미안한데 나도 내 마음을 어찌할 수 가없으니 무섭고, 답답해서... 미치겠다.

내가 중간에 미끄러지는거 겁먹을까 봐 매듭을 총총이 해 줬다.

살아서 내려갈 다른 방법이 없기에....

아우님의 보호 아래 밧줄 타기 도전~진땀을 바작 바작내면서 죽기 살기로 간신히 내려왔다.

심호흡하고 올려다보면서 한컷..

아우님은 매듭 열심히 풀고..

이젠 본인이 내려오는 중~

나는 다리가 풀려서 바위에 걸터앉아 사진 찍기...

아고~~ 나도 저길 저렇게 내려왔네.... 살다 살다 이 나이에 별걸 다 해본다.ㅎ

아우님은 로프 정리할 테니 나 혼자 동봉에 다녀오라고 해서 올라왔더니 그분들이 사진 찍어달라고 해서 담아주고

그분들이 나를 담아주는데 어려운 것을 이루어낸 내스스로가 뿌듯했는지 싱글 벙글이다.

그분들이 사진을 많이도 담아달라고 하더니 나도 사정없이 담아주셔서.... 그냥 사정없이 올려본다.

자기들은 밧줄이 없어서 서봉에 못가고 동봉에서만 놀고있는거라고한다.

바짝 쫄아서 벌벌 떨땐 언제고 지금은 좋아죽는다...ㅎㅎ

서봉을 배경으로....

서로 찍어주면서 노는걸 아우님이 아래에서 담았네....

동봉에서 실컷 놀고 3시 33분 하산 시작이다.

갈 수 없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무심히 바라봤던 노적봉이 내가슴에 이젠 새롭게 다가온다.

3시 51분, 정규등로 접속

저 위가 노적봉 이정표가 있는 곳이다.

용암문으로 가면서 노적봉을 다시 한번 바라본다.

4시 09분, 용암문 통과 용암문공원지킴터 방향으로 간다.

도선사 가까이 왔는데 소방헬기가 사이렌을 울리면서 선회를 하는데 위치가 인수봉 부근인 듯...

긴급구조신호를 받고 출동한 것 같은데 아마도 사고자의 위치를 못 찾는듯하다.

이런 상황을 볼 때마다 안타까워.....ㅠㅠ

도선사를 지나서 열심히 내려가기.. 4시 55분

할렐루야 기도원이 없어진 듯.... 기도원 간판은 온데 간데없고 카페 간판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쭉~걸어 내려오다가.... 언젠가 한번 갔던 식당인데 음식 맛이 깔끔했던 기억이 있어서

여기로 들어와 순두부백반으로 저녁을 맛나게 먹고 전철 타고 집으로~

노적봉 인증 기념으로 뭐라도 하고 싶은데 아우님은 술을 못 먹고

나는 맥주 한잔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으나 어지럼증이 재발할까 봐 못 먹고.. 젠장...ㅎ

좌충우돌 노적봉 도전기는 기분 좋은 여운이 오래 남을 것이다.

몸치에 저질체력인 나를 이끌고 어려운 길을 다녀온 아우님 한데 고맙고 본의 아니게 진상을 떨어서 미안한 마음이다.

내가 가고 싶은 곳이지만 선뜻 가지 못하고 있는 곳이 몇 군데 있는데 그중에 1순위인 노적봉을 찍고 오니

어느때,어느산행보다도 흐뭇하고 보람 있고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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