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9월 27일(화)
나 홀로/기차 타고
민둥산역-증산초교-급경사길-억새 군락지-정상-돌리네-발구덕-임도-도로-능전 주차장
10.11km
am 10:55~pm 4:45.. 5시간 50분
지인들과 만나면 뭘 먹을까 늘 고민스러운 것처럼 이번에는 어느 산엘 갈까? 하고 고르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체력이랑 교통편,시간... 등등을 고려했을 때 산행지 고르는 게 보통일이 아니다.
이번 주는 어디로 갈까? 하다가 문득 든 생각이... 맞아~~! 작년 이맘때 억새 보러 민둥산에 갔었지.....
억새가 조금은 이른듯하지만 나는 가을을 조금 일찍 맞이하러 민둥산으로 결정했다.
가는 것은 7시 35분 첫 기차 예약하고 돌아오는 것은 6시 59분 정선아리랑 기차를 예매했다.
정선 아리랑 기차는 주말과 지정요일에만 운행을 하는듯하다.
시간은 무궁화호 보다 20분 정도 덜 걸리고 요금은 살짝 비싸지만 큰 차이가 없고
아무튼 중간에 기차 한편이 더 있다는 것은 무지하게 반가운 일이다.
억새 철에만 한시적으로 운행을 하는지는 잘 모르겠고 아무튼 내가 파악한 것은 여기까지다.
작년에 갔을 때 5시 03분 기차,다음에는 7시 59분 기차라서 약 3시간의 텀이 있는데
6시경에 기차역에 도착한 나는 이미 어두워진 역사 부근에서 두어 시간을
괜히 어슬렁거렸던 생각에 기차 증편은 더 반가운 소식으로 다가온다.
(결국에는 그 기차를 타지 않았지만....ㅎ)
청량리역에서 출발... 3시간 10분을 달려온 기차는 10시 45분쯤 민둥산역에 꽤 많은 사람들을 내려놓는다.
저 길을 따라 쭉 내려가면 된다.
가는 길엔 편의점도 두세 개 있어서 필요한 것이 있으면 잠시 들려가도 좋다.
개울을 따라 걸어가면서 민둥산 정상을 바라본다.
아웅~~ 저 꼭대기를 또 헉헉대면서 올라가야 되겠네...
축제에 맞춰서 장터도 벌써 들어와서 영업을 하느라 쿵작 쿵작 음악소리가 울려 퍼진다.
육교를 건너서...
증산초교 앞엔 널따란 주차장이 있고 길 건너에 들머리가 있다.
11시 20분 통과
올해도 어김없이 토마토 무인판매를 하시네~
고도를 살짝 올리니 앞에 두위봉이 환하게 인사를 한다.
작년에 완경사로 올라서 급경사로 내려와 봤으니까 올해는 반대로 올라간다.
이따가 발구덕 쪽으로 내려올 생각이다.
고도를 조금 더 올리니까 민둥산역과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숲길을 걸어서...
나뭇잎들이 가을 옷으로 갈아입느라고 울긋불긋해진다.
12시 43분 발구덕으로 가는 임도 갈림길 도착
조~위 숲 속 쉼터에서 간식을 하면서 쉬어간다.
1시 08분 첫 번째 전망대를 스쳐 지나가고...
1시 22분 두 번째 전망대에 도착해서 사진놀이를 한다.
여기도 파 헤쳐놓은걸 보니까 뭔가를 만들려고 하나보다.
나의 고향 안양에서 오셨다는 저분들과 전망대에서 주거니 받거니 사진놀이를 했다.
억새는 30~50% 정도 피어있는데 가을꽃 쑥부쟁이는 만개해서 눈을 즐겁게 해 준다.
꽃, 억새, 하늘... 너무 예쁜 조합이다.
이번 주말에는 훨씬 더 예쁠 듯...
그만큼 사람도 많겠지??
급경사, 완경사 갈림길을 지나간다.
평창 방향인가 싶은데 그건 잘 모르겠고 아무튼 멋있다.
두위봉 방향
함백산 하이원리조트 방향
오늘 하늘은 그냥 맑음이라는 예보였는데 막상 와 보니까 구름까지 출연을 해서 완전 예술이다.
올라온 길과 두위봉
역광에 반짝거리는 억새가 너무 예쁘다.
오늘 평일인데도 산객들이 생각보다 꽤 많다.
나 를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사진 찍고 조망하느라고 정상에 가질 못한다.ㅎ
아까 그분들이 또 담아주신 나의 뒤태...ㅋ
옆태~ㅋ
하이원리조트 방향 당겨보기..
1시 55분 정산에 도착해보니 산악회 여러 곳에서 오신 듯...
정상석은 엄청 바쁘고 주변에서 점심을 먹는 산객들이 많아서
양옆 데크도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다.
나는 사람들을 피해서 다른 곳 먼저 구경하기다.
돌리네를 내려다보니 여기도 억새는 아직이지만 이 자체로도 참 멋있다.
마음 같아서는 사람들 많은곳을 피해서 점심을 먹고 싶지만 이대로 그냥 내려가긴 아쉬워서 조금 더 놀아야겠는데...
할 수 없이 정상 부근에서 점심을 먹으면서 시간을 때워야 될 것 같아서
한 군데 자리를 잡고 앉아서 점심을 먹고 나니 북적이던 인원들은 다 빠져나가고
소수만이 남아서 민둥산을 즐기고 있다.
정상석 단독샷 하나 담고 놀다가...
제주에 처리할 일 때문에 전화가 와서 한참 동안 업무를 보느라 지체하고 있다가 다시 정상석 부근에 올라갔더니
어느 모녀분이 인증숏을 담아주신다고 하더니 따님이 사진을 사정없이 찍어주셔서 인증숏을 여러 개...ㅎ
왜?산 에 만 가면 중요한 전화가 오는건지?? 그것이 알고싶다.
앉으라고 시키셔서....
하산하기 전에 다시 한 바퀴 천천히 둘러본다.
1시간여 의 정상 탐방을 마치고 2시 54분 돌리네(삼내약수) 방향으로 내려선다.
앞에 가는 이분 들 네 분.... 이때까지만 해도 별 관심 없이 소, 닭 보듯 하고 지나갔는데...
아~~~ 정말 예쁘다.
어느 예술가의 꽃꽂이가 이렇게 예쁠 수 있을까?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젤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내려온 길을 올려다본다.
또 뒤돌아보고...
역광에 억새가 엄청 반짝거렸는데 사진으로 담는데는 한계가 있어서 아쉬울 뿐이다.
삼내 약수 삼거리에서 나는 돌리네 방향으로 간다.
산악회에서 오시면 대부분이 삼내 약수 방향에서 올라오는데 거리가 짧지는 않은듯하다.
직접 볼 때는 너무 예뻤는데....
정상으로 올라가는길인데 왼쪽에 발구덕으로 빠지는 길이 보인다.
현재시간 3시 33분.... 기차 시간까지는 3시간 30분 가까이 남았으니까 지금 내려가도 시간이 한 시간쯤은 남을 것
같아서 이 나무 그늘에 앉아서 쉬고 있는데 아까 앞서가던 네 분이 여기에 도착하더니 나보고 명당에 자리
잘 잡으셨다고 하신다.
그러다가 어디서 왔느냐고 물어보게 되고 나보고 뭐 타고 왔느냐고 물어보시더니 어떻게 올라갈 거냐고 물어 오신다.
그래서 천천히 발구덕으로 내려서서 민둥산역에 가서 기차를 타고 갈 거라고 했더니 여자분이 대뜸
자기들이 민둥산역에 태워다 줄테니까 함께 가자고 하시는데 나는 아니라고 서로 편하게 자기가 생각한 대로 가자고
했지만 여자분이 여기서 기차역까지 걸어가는 건 너무 힘들다면서 자꾸만....ㅎ
나는 어차피 걸으러 왔으니까 천천히 걸어가도 되고 너무 일찍 내려가도 기차시간이 애매해서 천천히 걷겠다고
계속 사양을 하고.... 일단은 그렇게 헤어졌다.
원래는 봉우리 중턱쯤 올라가서 계단으로 내려가게 되어있지만 모든 사람들이 여기로 다닌듯
반들반들하게 길이 나 있어서 나도 왼쪽으로 내려선다.
내려오면서 올려다보고... 하늘이 너무 예뻐서 놓고 가기 아쉽다.
임도로 내려서야 된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계단길...
3시 45분 임도에 내려섰다.
임도 길가에도 가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어서 눈을 즐겁게 해 준다.
4시 02분 능전 주차장, 발구덕 갈림길에 도착했는데 여기서 이분들을 또 만났는데 자기들이 태워다주면
앞기차를 타고 갈 수 있지 않겠냐며 동행을 적극권 하셔서 결국에는 그분들 차를 얻어 타고 가기로 했다.
난, 그분들이 차를 주변에 놓으신 줄 알고 차를 타겠다고 했는데 그건 내 생각이고
능전 주차장까지 아스팔트 길을 2km 가까이 걸어가야 된다는 걸 나중에 알았다. ㅎ
하여튼 인생은 내 맘대로 안되는 것이여~~~~
자동차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고 그분들을 따라서 하염없이 아스팔트 길을 걸어내려오니
능전 주차장에 4시 42분 도착이다.
그분들은 산행 뒷정리 하시면서 여유롭게 움직이시는데 아무래도 5시 03분 기차를 타는것은 힘들겠다는 생각이들어서
혹시나 싶어서 예약해놧던 5시 기차를 취소했다.
그런데....
혼자 살짝 티맵으로 검색을 해보니 여기서 민둥산역 소요시간이 8분이랜다.
어정쩡한 상태로 2시간을 날려보내는건 너무 허무할것같다는 생각에
그분들 한데 빨리 가면 5시 기차를 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더니 그럼 빨리 가자시며
뒷정리 스톱하시고 정신없이 기차역으로 출발~~
괜히 나 때문에 그분들까지 허둥대게 만든것 같아서 되게 미안했는데
출발하면서 기차표 다시 예매하려고 코레일 홈피에 들어갔더니 민둥산역에서 13분 지연 출발이라고 뜬다..
오마~~~ 천만다행이다.
이럴 땐 지연되는 기차가 너무 고마울 뿐이다.
5시 02분.... 나때문에 일부러 민둥산역까지 오셔서 나를 내려주시고 다른곳으로 이동하시는데 그 분들께 고맙고 미안했다.
나는 역사로 들어와서 화장실 잠깐 들리고.... 아주 여유롭게 기차를 탔다.
.
.
기차를 타자 마자 화장실에 가서 땀에 젖은 옷 먼저 갈아입고 자리에서 배낭 정리도 하고...
3시간 정도 달려온 기차는 9시 조금 넘은 시간에 청량리역에 도착... 전철 타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여러 가지로 행운이 겹친듯하다 하늘은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간 민둥산에서 예쁜 하늘을 만날 수 있었고
생각지도 않게 좋은 분들을 만나서 기차역에 편하고 왔으며 그분들 덕분에 2시간이나 일찍 돌아올 수 있어서
그분들께 고맙고 감사한 마음뿐이다.
예전에는 나도 사람들을 잘 태워주기도하고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나 무서운일들이 많아서 그런일을 못하는 시대에
일면식도 없는 사람에게 그런 친절을 베푸는 게 어디 쉬운 일인가?
세상에는 나쁜 사람보다 좋은 사람들이 훨씬 많은 거 맞고
마음이 따듯하신 그 분들은 복 받으실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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