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2월 6일(월)
나 홀로.. 자동차
영실 매점-병풍바위-선작지왓-윗세오름 대피소-남벽 방향으로-중간에서 돌아서서-윗세오름-영실
11.1km
am7:30~pm1:48.. 6시간 18분
제주일이 우선은 일단락됐기에 오늘 서울로 복귀를 할까? 생각을 했었는데 눈 덮인 한라산의 아른거려서 그냥
올라오는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ㅎ
딸내미 차를 하루만 더 쓰기로 하고 새벽에 나와서 콩나물국밥을 따끈하게 먹고 영실 매점에 올라왔다.
산행 준비를 마치고 7시 30분부터 걷는데 아랬쪽임에도 벌써 눈길이다.
돌계단길을 올라와 오백나한과 병풍바위가 보이는 쉼터에 도착했다.
평화로운 오름 풍경도 내려다보고
서귀포의 산방산을 당겨본다.
비양도 도 당겨보고..
일출처럼 보이는 태양과 오백나한..
영실코스의 끝없는 계단길이다.
누군가 떨구고 간 장갑한 짝이 있기에 난간기둥에 고이 올려놔준다.
어제 날씨가 워낙 따듯했기에 눈을 볼 수 없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눈이 점점 많아지니
기분이 점점 좋아진다.
남아있는 눈에 취해 걷다 보니 밀림지대 끝부분까지 왔는데 저 멀리 윗세족은 오름이 보인다.
통통하게 눈꽃살이 올라있는 나뭇가지가 참 예쁘다.
선작지왓에 들어서니 희끗한 머리를 한 백록담 남벽과 윗세족은오름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도 눈 세상~~
조망쉼터에서 한참 놀고 윗세오름을 향해서 걷는다.
노루샘을 지나고...
9시 38분 윗세오름 대피소 도착이다.
날씨가 더워서 쟈켓을 모두 벗어 배낭에 수납하고 인증숏~~~~
백록담 뿌리로 들어가면서 눈꽃세상 즐기기다.
대부분의 산객들은 윗세오름 대피소까지만 오면 볼걸 다 봤다고 생각하지만 여기서부터 백록담 뿌리를 걸으면서
보는 풍경은 가히 압권이라... 겨울산행을 할 때 시간이 허락한다면 여기를 꼭 걸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기도 하지만 간간히 지나가는 산객조차도 그림이 되는 멋진 풍경이다.
시간이 넉넉하니까 셀카놀이도 한참 하고...
남벽에 가까워지니까 햇빛에 눈이 녹아버려서 황량한 바위만이 드러나기에 여기서 지체 없이 발걸음을 돌린다.
눈덩이를 뒤집어쓴 나무 뒤편은 이렇게 푸른 잎이 드러나있다.
북쪽 방향의 나무
또 셀카놀이~
인증숏~~~
기대 없이 왔다가 눈호강 제대로 하는 나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뽀득뽀득 눈 밟는 기분이 아주 상쾌하고 좋다.
11시 41분 윗세오름 대피소로 복귀했다.
뒤돌아보고...
새롭게 만들어놓은 이정목... 깔끔하긴 하지만 왠지 낯설다.
데크도 세로 깔고 난간 줄도 매 놓았는데 데크 통로가 너무 좁아서 교행 하는 게 불편하다.
아까는 그냥 지나간 윗세족은 오름으로 올라가면서 바라본 백록담 풍경이다.
구름모자를 걸쳐 쓰고 있는 백록담이다.
윗세족은 오름 인증숏~
동쪽의 오름들...
어리목으로 갈 수 있는 만세동산 방향이다.
영실로 내려갈 수 있는 방향...
오늘은 바람도 없고 날씨도 적당해서 산행하기가 참 좋다.
윗세오름으로 가는 길
아침보다 눈이 많이 녹아서 이젠 볼품이 없어지고 있다.
빨간 열매가 싱그럽게 보이고...
부지런히 하산하기...
1시 48분 주차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2021년 첫 눈산행은 행복한 마무리가 된다.
10월 중순부터 일이 꼬이는 바람에 알게 모르게 마음고생이 너무 힘들었었는데 한 달 넘게 진을 빼던 일도
대충 마무리가 되었고.. 살짝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달려온 산행에서 기대하지 않았던 눈 산행을 하게 되니 얼마나 반갑고
기쁜지 모르겠다.
하산 후에 구름이 온 동네를 뒤덮고 있는 걸 보니 일찌감치 산행을 끝낸 게 참으로 다행스러웠다.
댓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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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2021.12.09 09:59
300m급 산을 다니니 아직 겨울이 멀구나 했는데... 1000이 넘는 고지대에는 겨울이 한창이군요.
벌써 눈산행을 하셨으니 대박 너무 멋진 그림들 입니다.
봉긋이 쏟아있는 하얀 백록담이 인상적입니다. 여신님 덕에 늘 멋진 그림을 봅니다.
사계절 이리 다른 모습들을 보여주니 그 맛에 갔던 곳 또 다시 찾아가고....
무한반복도 가능한 산행. 행복한 고민을 합니다.~ㅎ-
자유의 여신~!!2021.12.09 13:32
전날 오름산책길은 따스한 봄날 같았는데 윗세오름에 오르다보니 눈세상이 펼쳐지더라구요.
혹시나~하고 오른산길에서 역시나 멋진 선물을 받았답니다.
제주에서는 맨날 한라산만가야돼서 살짝 심심한면 도 있지만 오를때마다 다른풍경을 보여주기에 가고 또 갈수있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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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꿍이2021.12.09 23:12
한 그루의 소나무가 두개의 옷을 입고 있군요.
지난 봄에 걸었던 꽃길이 이젠 하얀 길로 변해있습니다.
어떤 옷을 입고있어도 아름다운 풍경이라 봐도봐도 질리지않네요.-
자유의 여신~!!2021.12.11 12:13
한 그루의 나무가 두개의 옷을입었다는 까꿍이님 말씀이 딱 맞는표현이네요.
이젠 겨우내내 하얀숲길을 만들어줄 한라산...올해는 봄에 다녀오시듯 겨울산행도 함 다녀오시길 바라겠습니다.
한라산의 겨울은 정말 멋지고 아름다워서 시간+돈을 써도 아깝지않은곳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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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은2021.12.10 14:08
여신님, 부럽습니다!
서울과 제주를 매번 오르락 내리락하시는 여신님께서는 힘드시겠지만
그래도 자주 못가는 저 같은 사람은 부럽답니다! ㅎ
겨울 한라의 눈산행은 산꾼에게는 늘 품게되는 꿈인데
내려가신길에 한라산 눈산행의 기회를 누리고 오시니 부러울수밖에요!
덕분에 첫 한라의 눈구경을 사진으로 즐겨봅니다! 수고많으셨어요!^^-
자유의 여신~!!2021.12.11 12:19
제주도가 사실은 접근이 그렇게 어려운건 아닌데 뱅기을 타고가야된다는 생각에 선뜻 나서지지 않는건 사실입니다.
저야 뭐....일 때문에 자주다니기도하고 자식이 그곳에 살고있으니까 이래저래 갈일이 많다보니까 한라산을 자주 오르게되는것이지만 큰맘먹고 가셔야되는분들 입장에서는 부럽기도 하겠죠...
먼발치에서 바라만보지 마시고 올겨울에는 아침뱅기로 날아가셔서 마지막뱅기고 올라오시더라도 한라산 한번 다녀오시면 후회하지 않으실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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