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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충청 山

북한산,시단봉...얼어죽게 추운날 송년산행을 하다.

by 자유의 여신~!! 2020. 12. 30.

2020년 12월 30일(수)

나 홀로.. 자동차

산성 주차장-산영루-북한산 대피소-산성 능선-동장대-시단봉-대동문(하산)-산성계곡-주차장

12km

09시 13분~2시 27분.. 5시간 14분

겨울이 되니 작년에 다쳤던 곳이 자꾸만 신호를 보낸다.

병원에 다니면서 재활치료를 받아보는데 이것도 보통 힘든 게 아니어서 병원에 다녀온 날은 기진맥진...

그사이에 제주에서 손자 녀석이 올라오기도 하고 암튼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보니 산에 다녀온 지가 벌써 2주가

다 되어가고... 내일은 또 작은 딸네 손자 녀석을 봐줘야 되는 상황이라 이러다가는 올 송년 산행도 못할 것 같아서....

어쨌든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산에 한번 다녀오고 싶은 마음에 엄청 춥다는 오늘 산행을 감행 하기로 한다.

코로나 때문에 또 원격수업을 해야 되는 원준이 아침을 챙겨주고 집 밖으로 나오니 예보대로 공기가 얼음장이다.

오늘 북한산 날씨는 영하 17~20도.... 바람도 꽤 많이 분다고 하니 만약을 대비해서 보온장비 단속을 엄청 해 가지고

산으로 달려왔다.

손자 녀석이 공부를 하고 있어서 멀리갈 상황도 안되지만 애정 하는 북한산에서 2020년 송년산행을 하고 싶어서다.

이 시간쯤 되면 산성입구에 산꾼들이 꽤 있을만한데 날씨가 워낙 매서워서 그런지 사람 찾기가 힘들 정도로

조용한 북한산이다.

언제나처럼 둘레교앞에서 출발 샷 하나 담고 올라간다.

의상봉 들머리를 지나는데... 산 공기가 너무 추워서 집으로 돌아갈까 하는 마음이 생길 정도다.

대서문...

올라와서..

코로나 19가 창궐해서 집 밖에도 맘대로 못 나가는 시내를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이 착잡해진다.

중산층이 무너지면 서민들 살기가 더 어려워지는데..... 지금은 온 국민이 모두 다 너무나도 암울하고 슬픈 시기를 보내고

있기에 올해가 어서 지나가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제발 국민 모두가 마음 졸이며 사는 일이 없기를 두 손 모아 빌어본다.

원효봉과 백운대...

역사관 쉼터를 지나면서 오늘따라 감회가 새롭다.

2004년 2월 북한산 산행 때 대남문에서 하산을 하던 중에 얼음을 밟으면서 미끄러져서 오른쪽 손목 관절이 부서지는 

부상을 당했었다... 그때는 지금처럼 구급체계가 완전하질 못해서 구급대를 부르는 것도 복잡하고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라서 한걸음 움직일 때마다 느껴지는 고통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고생스러웠지만 깔판과 손수건으로 손목에

부목을 해 가지고 이곳까지 걸어 내려왔는데 그 시절에는 이곳에 식당이 많아서 산행을 마치고 여기서 밥을 먹으면

산성입구까지 태워다 주기도 하고 그랬다.

우리 차도 역시나  산성입구에 주차되어있어서 거기까지 또 걸어가야 되는데 어느 식당 주인분이 차를 빼는 걸 보고

동행했던 동생(동업자)이 사정 이야기를 하면서 태워줄 것을 부탁하니까 선뜻 허락을 해줘서 고맙게 얻어 타고

내려왔었다.

그 사고로 꽤나 큰 수술을 했고 2년이 넘는 재활의 시간을 가졌지만 아직도 온전하지는 못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다.

훗날 그 식당에 들려서 식사를 하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는 했지만 나는 이곳을 지날 때면 늘 그분을 생각하면서

감사함을 되새겨보곤 한다.

그 사고 후... 북한산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어서 아주 오랫동안 북한산을 외면하고 살았는데.. 이젠 북한산 없이는

못 살 정도로 마음속에 원픽으로 자리 잡고 있다.ㅎㅎ

법용사 삼거리를 지나서...

이 바위로 내려가 본다.

안쪽으로 들어오니까 이런 공간이 있네...

행운이 있는 바위... 아마도 이 바위 이름인가 보다.

이 나무의 삶도 참 기구해 보이네....

중성문에 올라와서 노적봉을 바라본다.

너무나 추워서 온몸이 뻣뻣해지면서 걸음도 더 느려지지만 주변 바위들을 구경하면서 올라간다.

하늘은 파랗고 예쁘긴 하네...

의상능선을 접속 할 수 있는 부왕동암문으로 갈 수 있는 삼거리를 지난다.

산영루...

얼음이 반들반들하다.

오늘은 많이 무리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왔고 북한산대피소로 올라서 산성능선을 걸어서 시단봉으로 가서

북한산 정상부를 조망하고 내려오는 것을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북한산 대피소에 왔더니 남 산객 두어 명이 쉬고 계시기에 휘리릭 돌아나와서

대동문으로 go~

쓸쓸한 겨울산길...

조망바위 가는 길엔 줄을 쳐놓았지만 그 줄을 살짝 넘어서 이곳에 올라왔다.

성곽을 구비구비 돌아서 백운대로 향하는 이 그림...... 바로 이거야~

칼바람이 정신없이 불어대서 무지하게 춥지만 바라보는 풍경이 너무 좋아서 꾹 참고 한참을 놀았다는....ㅎㅎ

동장대 너머로 의상능선도 시야에 들어온다.

산성 능선...

구름 한 스푼과 함께...

성곽을 타고 내려와서 금줄을 넘어선다.

동장대 방향으로 성곽 따라 걷기..

하나뿐인 인증숏~

오늘의 목표점인 시단봉에 올라와서...

왼쪽의 동장대와 가운데 북한산 중심부 오른쪽에 조망봉까지 한눈에 바라본다.

서울 시내~

대동문은 사통팔달 접근이 용이하기에 산꾼들의 집합소 같은 곳인데 코로나 사태로 거리두기를 하라고

테이프로 죄다 막아놓았다.

아래쪽 쉼터에서 따듯한 물과 간식 조금 하고 산성방향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그런데... 계곡 바람이 능선보다 어찌나 차갑고 추운지 노출되어있는 눈 주위 살점이 떨어져나가는것처럼

아리고 쓰라릴 정도다.

대남문과 남장대 능선으로 갈 수 있는 삼거리도 지나고...

아까 올라갔던 중흥사 삼거리를 지나서..

시간이 오후로 넘어가면서 바람은 더 거세지는듯하여 뒤따라내려 오던 몇몇 산객들도 어떻게 능선보다 계곡이 더

춥냐면서 종종걸음으로 바삐 걸어간다.

중성문을 지나간다.

2시 25분 주차장에 도착하는 것으로 오늘 산행을 마무리한다.

나에게는 아픔과 즐거움이 공존하는 북한산이지만 명산을 가깝게 접근할수 있어서 늘 감사한 마음이다.

 

2020년 사회적으로 너무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한해였지만 그 가운데서도 즐거움이 있었고 행복도 있었던 것 같다.

내년에는 고통보다는 즐겁고 행복한 일이 훨씬 많은 날들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이다.

 

블친 여러분...

올해 모두 애쓰시고 수고하셨습니다.

가족 모두가 건강하시고 서로가 존중받는 날들만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 피터팬2020.12.31 11:15 

    정~~~말 강추위에 북한산을 다녀오셨네요.
    이 추위에 (남들은 미쳤다고 하겠지만...ㅋ)
    이렇게 다녀오실수가 있는 건강과 정신의 살아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올 한 해 늘 감사했습니다.~^^

    자유의 여신~!!2020.12.31 15:35
    산 쳐다보기를 돌같이 하거나 연중행사로 산에 드는사람들 기준으로 보면 이런날씨에 산에가는사람들은 죄다 미친사람 같기도하죠~ㅎ
    그렇지만 산쟁이들은 날씨가 좋으면 좋아서 가야되고...덜 좋으면 덜 좋은대로 가야되고...그렇잖아요 ㅎㅎ

    작년 이맘때는 몇발자욱걷는것도 힘들었는데 올해는 이렇게 다닐수있어서 많이 고맙고 행복한 마음입니다.
    팬님께서도 많이 걱정해주시고 용기주셔서 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새해에는 더욱더 행복하고 건강한 날들 되세요~~^^
  •  
  • 메리제인2020.12.31 13:39 

    친구가, 북한산은 보험같은 산이래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언제나 갈 수 있는, 든든한 산이라서요.

    보험같은 북한산에서, 2020을 잘 마무리하셨네요.
    2021도 행복한 한해 되시길요~~

    • 자유의 여신~!!2020.12.31 15:39

      보험같은산....딱 맞는 말씀이네요.
      밖으로 돌다가도 어느샌가 북한산에 돌아와있는 고향같은 산이기도하구요.

      올 봄 시원치않은 몸으로 북한산에서 시작한 산행을 북한산에서 마무리 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다가오는 2021년에는 미정씨 가정에 행복만 가득하시길 빌어봅니다

       

  • 샤프2020.12.31 14:45 

    이 날 山 기온이 -20도 추우셨죠 여자분들이 추위에 더 약한것 같던데 정말 의지의 여신이십니다 ㅎㅎ
    항시 동행자가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안산 하세요~

    • 자유의 여신~!!2020.12.31 15:42

      예전에 날씨 추운날 산행도 어지간히 해봣는데 이젠 체력이 더 딸려서 그런지 무척 춥더라구요.
      무리하면 병날것 같아서 코스를 최대한 편한곳으로 정해서 후다닥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동행......그게 참 어렵습니다.
      샤프님....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한 산행 즐기시길 바라겠습니다.

       

  • 이호은2021.01.04 11:41 

    추운날씨에 경자년 마무리산행을 하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사고로 다치신 몸이 날씨가 추우니 더 말썽을 부리는군요!
    이제 한번 다치면 정상으로 돌아오기가 사실상 힘든거 같어요!
    내 몸을 다스려 가시면서 정상 컨디션을 만드는수 밖에 없을거 같습니다.
    경자년 한해 고생많으셨고 신축년 새해에도 건강하신 모습으로
    즐거운 산행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수고많으셨습니다!^^

    • 자유의 여신~!!2021.01.04 17:39

      그날은 날씨가 정말 환장하게 춥더라구요.ㅎ
      사람몸이라는게 날씨가 추워지면 근육도 경직되고 그래서 더 힘들어지는듯합니다.
      어린애들 같으면 회복해도 거뜬하겠지만 60년이상 써먹은 몸이 거뜬해지기는 힘들겠죠...나이먹으면 몸을 살살달래가면서 쓰는수밖에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작년에도 늘 관심과 격려,용기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호은님....올해에도 행복하고 즐거운일만 가득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까꿍이2021.01.08 11:05 

    추운날 다녀오셨군요.
    예전같은면 그깟 추위쯤이야하며 산으로 달려갔을터인데 올 겨울엔 꾀 먼저 납니다.
    아침에 배낭을 꾸리다가도 따뜻한 이불속을 먼저 생각하니 많이 게을러진게 분명하네요.
    북한산 제가 지방에서 올라와 89년쯤인가?
    처음 올랐던 겨울산인데 그땐 계곡에서 끓여먹기도했었지요.
    아픔 기억이든 즐겁고 기뻤던 기억이든 추억이 많이 남아있는 북한산이니 사랑하지않을 수가 없지요.
    자유의 여신님께서도 올해 무사무탈하게 아픔없이 산행 즐기시기를 기원합니다.

    • 자유의 여신~!!2021.01.08 18:21

      까꿍이님 안녕하세요?
      메스컴에서 엄청춥다고 난리를 떨더니 그날은 진짜로 몹시 춥더라구요.
      저도 예전같으면 추울수록 더 좋다고 여기저기 뛰어다녓을텐데 이젠 점점 꽤도 나지만 일단은 위험한곳은 피하게되네요.
      제가 미혼일때 산에 가는건...단지 친구들과 함께 바리 바리 싸가지고 올라가서 끓여먹고 놀다오는게 목적이엿는데 말이죠~~ㅎㅎ

      지금은 오로지 산이좋아서 산에들고 그곳에 희노애락이 있답니다.
      까꿍이님도 언제나 무탈하게 즐거운 산행 이어가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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