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고지에서 처음잠자는날..역시 편할리가 없다.
밤에 추워서 몇번을 깻더니 아침에 콧물이 줄줄흐르면서 목이 칼칼하다.
이게 클낫네..어제로 감기는 끝난줄 알았는데 다시 시작이다.
된숨을 쉬느라고 헐떡거려서 그런건지 힘들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는데 코밑이 헐은지는 이미 여러날째라 만질수도없이 아프고
입술은 세군데나 부르터서 툭툭 튀어나와서 몸만 지쳐있는게 아니라 얼굴부위도 만신창이가 됫다.
오늘만....
오늘만 잘 버텨보자....
오늘만 이겨내면 목표달성하는거니까 내일 일은 나중에 생각하자...
나스스로에게 주문을 외쳐보면서 다짐을해본다.
콧물이 주체할수없이 흐르기에 스탭들이 주는 따끈한 슝늉조금 마시고 가져간 감기약한봉을 입안에 털어넣는다.
이게 나중이 쥐약이 될줄이야....ㅜㅜ
5시에 출발한 우리팀은 얼마안가서 고소증으로 힘들어하던 남**씨가 산행을 포기하고 롯지로 후퇴..
엄^^씨는 어제 탈출햇으니 우리팀 정상공격팀은 7명이 됫다.
어둠이 가시고 햇살이 찬란하게 비추건만 ...
그렇지않아도 산소부족으로 호흡이 가빠서 정신없는데 출발전에 감기약 먹은게 약기운이 돌면서
머리는 어질어질 가슴은 답답하면서 다리는 힘이풀려서 도저히 옮겨지질 않는다.
딱 주저앉고 싶은 심정인데..여기까지 와서 죽어도 포기하긴 싫고...이를 악물고 한걸음 한걸음 정상을 향해서 옮겨본다.
그러다 고개를 들어보면 모두들 저앞에 가버리고 내가 꼴지다.
그래도 한발자욱씩 옮겨놓으면서 최선을 다해서 따라가본다.
나자신과 싸움을 하다보니 햇님은 저위에 찬란하게 떠올라서 세상을 비춰주고 있다.
너덜 너덜...에고...힘들다.
힘들어서 죽을지경이만 단 1초도 포기를 생각하진 않았고 무조건 올라갈거고 정상정복에 성공할거라는 생각뿐이다.
내앞에 올라가고 있는 부상투혼부부를 비롯해서 저위에 올라간 사람까지 개미처럼 올라가고있는 세계각국의 트레커들..
산행 2시간만에 정상에 도달...
정상에 도달하는순간 나는...
그동안에 힘들었던 오만가지생각이 주마등처럼 스치면서 감정이 북받혀 오른다.
내가 여길오게되다니...
북한산에서 사고나서 대수술하고 고생햇을때...
무릎수술하고 다시는 자유롭게 움직일수없을까봐 좌절햇을때...
직업전선에서 정신없이 사느라고 여가생활은 사치라고 생각하고 살았던때...등등
감히 히말라야를 올거라고 상상도 못햇던 나...
출세햇네 싶으면서 그런 내자신이 대견하고 감동스러워서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감정에 복받혀서 한동안 눈물을 흘리고나서 주변을 둘러보니 팀원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고 난감해하고 있는데 어찌나 미안한지....ㅜㅜ
감정 대충 추스리고 인증샷~
어려운일정 하는동안 눈이나 비때문에 방해받지않고 계획된일정 할수있게해준 깨끗한하늘에 감사하고..
우리를 편안하게 이끌어준 세르파와 쿡팀,포터들에게 고맙고..
큰사고 없이 무사히 함께해준 대원들에게 고맙고...
자기자리에서 열심히 살아주는 자식들에게 고맙고..
건강하게 태어나서 무럭무럭자라주는 손주들에게도 고맙고...
그리고...
두다리로 걸어서 여기까지 온 내자신에게 감사하다.
이부부도 아픈무릎을 끌고 여기까지온게 넘 대견하고(죄송~) 위대하고 존경스럽다.
40여분간 지체하고 단체사진으로 마무리하고 하산하기...
긴긴여정 이끌어주신 우리 대장님 멋져부러~~~!!
동그라미 친부분이 ebc베이스캠프...그뒤에 있는산이 에베레스트랜다.
우린 여기올라오는것도 이렇게 힘들었는데 에베레스트공격하는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울까...
하산하다 칼라파트르 정상을 돌아보면서..
롯지에 돌아와서 늦은 아침을 먹고...
하산하기전에 스탭들과 단체사진을 한번 더 찍는다.
이젠 본격적이 하산레이스다.
10시7분 오늘 목적지 페리체를 향해서 출발이다.
이곳 고락셉엔 헬기장이 있다.
아침부터 헬기는 무언가를 부지런히 실어나르고 있다.
만약에 저 헬기를 여기서부터 루크라까지 타고 간다면 대당500만원이라고 한다.
총 6명이 탈수있다는데 인원 딱 맞추기가 쉽지않으니까 500만원/인원수..n분의1이라고 한다.
부상당해서 혼자타고 가면 산행못하고 다친것도 속상한데 500만원을 혼자 내야되니...어느 누구도 이런일은없어야될듯...
(헬기하산을 상품으로 내놓은 여행사도 있던데..그 조건을보니 헬기비용은 별도...
인원수 부족하면 비용부담이 많아질수도 있다고 공지되있다.)
칼라파트르를 다시한번 바라보니 어제와는 사뭇다른모습이 또 다른느낌으로 다가온다.
아흐~~저길 올라가느라 디지는줄 알았는데...ㅎㅎ
잘있거라 칼라파트르여~~~~!!!
급경사 너덜길을 물자를 싣고도 잘 다니는 야크들...
우리가 고지대에서 힘들어하듯이 애네들은 4천고지 이하에선 살기가힘들다고 한다.
그래서 애네들은 고산에 올라오는짐을 담당하고 그전에는 애네들과 교배종이 역할을 하고 더 아랫쪽은 당나귀가...
물자담당이 이렇게 나뉜다고한다.
야크는 주로 짐나르는 역할이기고 사람이 탈수있는 말은 고지대에선 생활이 안되기때문에 5천고지에서 부상자가 생기면 헬기를 부를수밖에 없다고 한다.
어제 점심먹으러 들렷던 로부제에 다시왔다.
점심때됫다고 또 구름이 스멀스멀....
이쪽길은 ebc,칼라파트르 트레킹을 목적으로 오는트레커들이 워낙 많이 올라오는코스라
사람도..짐도..무척 많이 오가기에 복잡하고 부산스럽다.
어제는 저 얼음길을 건너왔는에 오늘은 직진으로 내려간다.
어제 걸어온길일 실처럼 보인다.
쉬는시간에 나도 모르게 찍힌사진..
무쟈 맘에 든다...호영씨 고마워요~~!!
가도 가도 끝이 안보이는 길..
여긴가~?
햇더니 아니라고 하고...또 걷고...
4시40분쯤 동네가 보인다.
그후로도 한참을 더 걸어서야 롯지에 도착햇다.
고락셉에서 6시간45분 걸렷고
토탈 15.8km..10시간50분+아침식사 1시간+ 12시간 가량 걸렷다.
하산길은 달려야 잘한다고 생각하는 우리나라 산악회같은 느낌...ㅎㅎ
페리체 롯지에 도착하니 어제 고산증세로 먼저내려와서 기다리고 있던 엄^^씨가 반갑게 맞이해주고
새벽부터 움직여 12시간에 가까운 긴여정을 마친 우리들도 편안한 마음을 가지게된다.
롯지고도가 4,240m 지만 어제 이미 5천대에서 잦고 하산길이니까 고소걱정필요없다.
저녁식사후 내일을 위해서 일찌감치 잠자리로...
모든 롯지가 방음이 안되지만 이집은 유난히더 방음이 안되서 옆방에서 나는소리가 옆에서 움직이는것처럼 상세하게 들린다.
옆방의 두런거림이 무척이나 신경쓰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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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비2016.04.29 14:53
칼라파트르 정상이면 드디어 지리 천왕봉쯤 오른건가요?
암튼 5천고지 정상을 큰 탈없이 오르셨다니 축하드리고, 한편으론 왕 부럽습니다.
나도 적금들어 히말라야 함 가봐야지...-
자유의 여신~!!2016.05.01 21:05
설악 공룡능선의 1275봉 정상쯤이라고 할까봐요.
내인생에서 5천고지 3개나 정복할줄 나두 모르고 있었으니 감개가 무량하더라구요.
담에 기회가 된다면 가을쯤 다시가보고싶은곳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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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2016.05.23 08:14
칼라 등정 축하합니다^^**
축하제가 칼라파타르 등정시에는
바람이 엄청 불어서
손이 얼어 넘 힘이 들었습니다.-
자유의 여신~!!2016.05.23 22:48
칼라파트르 오를때는 정말 죽을듯이 힘들었는데 지금생각해보면 그것도 행복인것을요~!
겨울 칼라파트르는 상상만으로도 충분이 얼어있답니다..ㅎㅎ
겨울 히말라야를 도전하신 대단한 용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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