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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권/지리산

지리산..오지인듯,오지아닌,오지같은곳

by 자유의 여신~!! 2015. 6. 6.

 

 

 

2015년6월4일(목)

단독

백무동-한신계곡-세석대피소-촛대봉-세석대피소-거림삼거리-청학동삼거리-대성골계곡-의신

am3:50~pm3:50..12시간

 

날씨..해

기온..5~20도

풍속..1~2m

습도..30~50%

 

 

작년부터 지리산 골자기 탐방에 재미를 붙여서 몇군데 가보긴 햇는데 이코스는 영~그랫다.

의신에서 시작해서 세석이나 벽소령 대피소에서 1박을 하고 다시 의신으로 나오면되긴 하는데 등로가 무쟈거칠다는 것과 너무나 한적하다는 정보가 주를 이루니...

긴긴거리를 혼자걷는게 부담백배..

 

지난주 설악에 인사하고온뒤에 지리에 들고싶어서 궁리중에 이코스를 언젠가는 가볼텐데 산행하기 좋은 요즈음아니면

언제 가볼끄나 싶어서 이번에 가는것으로 결심을 하게된다.

이쁜코스 한군데로 올라 세석대피소에서 하루자면서 천천히 내려올까~하고 생각하다가..

에라 모르겟다...내가 무박을 힘들어하긴하지만 가끔은 해보자싶은 맘이 든다.

그래서 날씨검색을 하다가 이번주중에 목욜이 최상의날씨라는 정보에 수욜밤 12시에 출발하는 심야버스를 예약해놓고 산행짐을 싸기시작햇다.

버스예약을 해놓긴햇는데 과연 그날 지리산가는 산객이 몇명이나되려나...

다소간의 인원이 간다해도 내가 원하는 한신계곡으로 가는사람이 있기나하려나..

만약에 아무도 안가면 너무울창한 숲길을 캄캄한 새벽에 혼자걷는건 무서워서 안되는데...

별의별 걱정을 하면서도 포기하지않고 집을 나섯다.

정말 아무도 안가면 날샐때까지 한시간정도 입구에 죽치고앉아서 기다릴생각까지 하면서 동서울터미널에 도착~

버스승객숫자에 민감하게 촉각을 곤두세워봣지만 반도 안차는버스~~

그나마 함양등등에서 반정도 내리고 끝까지 온 승객은 열명남짖....화장실근처에서 몇사람에게 들머리를 물어보니 모두다 장터목방향이랜다.

허걱~~~어쩌지....걱정이 현실로 되버렷네...ㅜㅜ

보름날을 지난지 얼마안되는 달은 휘영청 떠올라서 온누리를 비추고 있지만 난,그달을 편하게 바라볼수없는 마음....

 

이번산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모험천지다.

 

 

입구에서 공단직원분한데 대성골에대해 이것저것 물어보고...한식계곡으로 가려한다고 햇더니 직원분이 걱정스런눈길로 날 쳐다본다.

에휴~답이 안 나오네 클낫다...일단 들머리근처로 가서 죽치던 말던 하자 싶은마음으로 터덜대고 걷는중에 남자세분이 지도를 보면서 의논하는게 보인다.

눈치를 보아하니 한신계곡으로 가려는듯....

냅다 쫓아가서 어디로 갈거냐구 물어보니 예상대로 한신계곡이랜다....야호~~^^

셋다 초행길..난 이미 몇번가봣다고 햇더니 그분들 무쟈 좋아하면서 같이가자고한다...흐흐흐.... 다행중에다행..

이분들과 어둠속을 걷는데 난 이분들한데 무쟈고맙고...그분들은 오히려 나한테 고맙다고 하고...

인간은 이렇게 상생하면서 살아야하는듯하다.

 

 

 

 

한시간을 넘게 걸었더니 날이 밝아질기미가 살짝 보이기 시작한다.

아름다운 한신계곡을 보지도못하고 어둠속에서 무작정걷는게 안타까워서 밝은계곡풍경을 좀더 즐기기위해 아침을 먹고가기로 하고

그분들 먼저가시라고 보내드리고 계곡근처에 짐을 풀고 천천히 아침을 먹다보니

날이 밝아오면서 아름다운 계곡의모습이 새벽공기를 가르면서 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햇다.

새벽에만 볼수있는 계곡풍경에 매료되서 또 한참을......머물다가 엉덩이를 일으켜서 천천히 걷는다.

 

 

 

 

 

 

 

 

 

 

 

 

 

 

 

 

 

 

 

 

 

 

 

 

쉬~한 자리가 아직도 젖어있는게 어느동물이 방금 실례를한듯하다.

배설물의 크기로 봐서는 그리큰동물은 아닌듯하지만 여튼 동물이 돌아다닌다고 생각하니...혹시 곰이라도 나올까봐 슬쩍 겁이난다.

에구~~아까 그아저씨들하고 같이갈걸~~~괜히 먼저보냇네...하면서 후회....

 

 

경사는 점점 가파르고 숨은 헐떡거려도 해가 완전히 떠올라 나뭇잎들에 비추어 기가막힌 풍경을 만들어내니...

 

 

 

 

그아저씨들 중에 폭탄(ㅎㅎ)이 있어서 거북이인 내가 앞지르는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ㅋㅋ

 

 

 

 

 

 

한신폭포에서 다시 만나게되니 서로 인증샷도 한장씩 찍어주고...

 

 

700미터지만 그냥 700이아닌...마지막 급경사를 올라야....

 

 

 

 

등로는 다소 가파르지만 이곳만이 줄수있는 느낌이 있으니...힘들어도 또 오게되고...

 

 

 

 

숨을 몰아쉬며 오르다보니 능선도착

촛대봉이 빼꼼히 인사를 하고 몇발작 옮기면 세석대피소도 보인다.

 

 

 

 

 

 

 

 

한가지는 통과를 햇으니...나머지 한가지 걱정거리 대성골쪽 등로상황이나 산객들의 이용상황을 물어볼려고 대피소직원과 상담...

결과는...왜 굳이 그쪽으로 가려하느냐고 웬만함 다른코스로 가길 권하니...맘이 심란~~~ㅜㅜ

배낭은 취사장에 팽개쳐놓고 어차피 들려가려고 생각햇던 촛대봉으로 향햇다.

 

 

 

 

 

 

 

 

 

 

 

 

 

 

 

 

 

 

촛대봉에 도착하니 맑은 날씨덕분에 천왕봉과 주변들이 손에잡힐듯 잘보인다.

장쾌한 지리주능선이 오늘따라 눈에 확 들어오면서

순간..살짝 갈등...그냥 장터목으로 가서 천왕봉을 오를까~~

그래도 그건 아니지...이번에 안가보면 언젠가 또 이러고 나설테니까....걍 생각한대로 실천하는것으로 마음을 다잡고...ㅎㅎ

 

 

 

 

 

 

 

 

 

 

 

 

촛대봉에서 한참을 머물고 세석대피소로 복귀..

샘터도 물 나오는곳도 얕으막하고 쓰기좋게 만들고 지붕도 올려놧다.

 

 

 

 

내려와서 아침인지 점심인지모를 식사를 하고난후 휴식을 취하는데 아까부터 중학생쯤되 보이는 학생들 한무리가 지나가더니

이학생들은 후미팀인듯한데 쉬는동안 머리에...ㅋㅋ

너무 귀엽기도하고 우습기도하고...ㅎㅎ

나중에 물어보니까..곡성에서있는 중학교3학년생들인데 지원한 학생 30명과 선생님6분이 팀을 이루어서 지리종주중이랜다.

아흐~~~대견해라....

일행중 남학생들이 짐도 들어주고...여학생들을 챙기는 모습도 어찌나 아름답고 이쁜지...울 쌍둥이도 커서 저런모습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10시45분..세석평전을 한번더 올려다보고 엉덩이를 슬슬 일으킨다.

 

 

 

 

 

 

거림과 청학동,의신 삼거리에 도착....

여기서부터는 거의 혼자일텐데 잘 해낼수있겠지....하면서 심호흡한번 하고 출발~~

 

 

 

 

 

 

 

 

 

 

 

 

 

 

 

 

 

 

 

 

 

 

 

 

어느 포인트에 오니까 파란하늘에 구름이 줄을 그어주고 촛대봉과 세석평전이 멋드러지게 보인다.

 

 

 

 

물감을 붓으로 마구 휘저은듯한 구름아래로는 반야봉 궁딩이가 살포시 내밀고 있고...

 

 

 

 

 

 

조금더 걷다보니 완전 탁~트인 조망처..

촛대봉+세석평전+세석대피소...아~~~~이런포인트가...

청학동에서 몇번올라봣는데 이렇게 선명하고 이쁜모습을 난 오늘 처음봣다.

시간이 넉넉하니 여기서 또 한참 넋을 잃고 .....ㅎ

 

 

 

 

당겨본 촛대봉

훼손된 세석평전이 한눈에 확~들어온다.

저 모든게 인간들의 짓인데...왜 산 좀 탄다는 사람들은 굳이 가지말라는곳을 일 삼아 다닐까....

우리가 잘 지키고 가꾸어서 후손에게 물려줘얄텐데...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ㅜㅜ

 

 

 

 

11시45분..의신으로 가는 삼거리에 도착.

 

 

방향을 틀자마자부터 만나는 등로는 엉망진창~~

급경사에 자갈이 살짝깔려서 미끄럽거나...발디딜곳이 없을정도로 험악하거나...암튼 고생길 시작을 알려주는듯하다.

 

 

 

 

간간히 트이는 조망치에서 휴식을 하면서 살금살금 내려가기...

 

 

 

 

 

 

허걱~~~여기에 산소가....

 

 

여기에 오니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계곡물소리가 무척반갑다.

조금후에 계곡물을 만나서 물소리를 벗삼아 천천히 하산...

 

 

이런것도 보이고

 

 

그러나 물이 있으니 산짐승들이 꽤 많이 살고있나보다 등로한가운데 이렇게 움직인 흔적이 꽤 많으니 등골이 오싹~~

혹시 곰이나 멧돼지가 나타날까봐 무섭지만 이젠 돌아갈수도없으니 용기를 내서 진행한다.

 

 

 

 

첫번째 다리 도착..

 

 

 

 

어느정도 내려온것같은데도 큰산답게 등로는 그닥 편하지않다.

 

 

 

 

 

 

대성마을이라는곳에 도착..

난 마을이라고 하기에 민간인들이 사는집이 어느정도 있는줄알았고..거기서부터는 임도(林道)정도의 길이 나올줄알았는데..

그건....혼자만의 착각이엿다.

아래 사진의 집이 딱 하나 있는데 음식장사를 하는곳이다.

그집을 지나서도 여전히 산길을 터덜거리구 내려와야되는것이다.

아흐~~하산길을 정말 지겹고 힘들어....ㅜㅜ

 

 

 

 

 

 

 

 

 

 

 

 

 

 

아까 그곳을 지나 약2.5키로를 더 내려와서 만나는 진짜 날머리에 도착..

버스를 타기위해선 시멘트포장길을 내려가야하나보다.

또 걷지 뭐~~

 

 

 

 

웅장한 지리산을 평풍처럼 둘러친 아늑한 마을이 눈에 들어오니 반가워서리.....^^

 

 

 

 

10여분을 걸어서 3시50분쯤 의신버스터미널에 도착..

5시 버스를 타고 화개로 나가려면 한시간이상 여유가 있으니 산행뒷정리나 천천히 하려고하는데

가게안에서 막걸리를 마시고있던 사람들이 나를 부른다.

이분들....아까 날머리부근에서 잠깐 스쳣던분들인데 나를 알아보고 아무도 안오는 이동네까지 와준거에 감사하다고 한다.

자기들은 이동네가 고향인데 부부랑친구라면서 3명이서 놀러나온거라고한다.

시원한 막걸리한잔 하고 가라고...아니라고 괜찮다고 사양을 햇는데..여자분도 합세해서 권하기에

염치불구하고 맥주한병 얻어마시고 잠시 대화도하고 내가 알지못하던 4시20분 버스도 알게되고...

먹는것에 정신팔려서 동네나 슈퍼사진을 한장도 못찍고....ㅎㅎㅎ

 

4시20분 버스를 타고 약 30분후에 화개버스터미널에 도착..

5시50분발 서울행 버스표를 사놓고 기다림....

어젯밤 무박으로 오느라 잠을 못자고 하루종일 산행후 맥주한잔...완전 나른한상태에서 한시간정도 우두커니 앉아있으려니 어찌나 졸리운지.....

내려오는 눈꺼풀을 들어올리느라 고생좀 햇다는...

 

3시간30분정도 달려서 9시30분쯤 남부터미널에 도착....

길고도 먼 산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길은 어려운 과제를 해낸 뿌듯함과 개운함이 공존하는 기분이다.

그코스 또 가라면....???? 생각을 좀 해봐얄듯ㅎㅎㅎㅎㅎ

언젠가는 쌍계사~세석코스도 함 가볼까나.....헐~~~~~나 지금 뭐하고 있나...?? ㅋㅋ

 

 
  • 미니랑2015.06.06 23:23 

    누가 너를 말리겠니?
    글을 읽는 동안에도 내가 다 무섭다야~
    나도 멧돼지나 반달곰 나올까봐 무서워~~~~~ㅠㅠ
    아무튼지 날씨라도 무쟈 좋아서 하늘도 환상적이고
    새벽 분위기를 만땅 즐겼다니 성공한 산행이여~~~
    수고 많이했다 친구야~~~
    즐산을 축하햐 ^

    • 자유의 여신~!!2015.06.09 00:00

      나 말릴사람..?? ㅎㅎ 없다고 봐야지...ㅎㅎ
      내가 무쟈 겁이많은데 왜 산에갈때만 용감해지는지 그건 나두 모르겠어~~
      날씨야 뭐 택일해서 갔으니까 그렇고...철쭉이 조금 남아있었음 더 좋았을텐데 이미 저세상으로 갔더라구..
      새벽공기가 참 좋긴한데 무박은 힘들어...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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