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2..10살 쌍둥이 작은발로 걸어서 3대명산을 정복하다.
2015년7월28일(화)
원준,정준,서준,나..4명
세석대피소-장터목대피소-천왕봉-장터목대피소-백무동
07:43~17:45..10시간
날씨..해/구름/비
기온..16~18도
풍속..4~7m
습도..70~90%
이녀석들 조로록 뉘워놧더니 재잘거리느라고 잠을 쉽게못들고..
대피소 입구쪽 잠자리를 정햇으니 잠좀 들만하면 늦게오는산객들의 두런거림과 드나드는사람들...
도저히 잠잘상황이 안된다.
에구~이걸 어쩌나...애들 어르고 달래서 간신히 재우고 나도 간신히 잠을....ㅜㅜ
계획을 세울때는 날씨가 받쳐준다면 새벽에 촛대봉에 올라서 일출을 봐야겠다고 생각햇지만
날씨가 흐리기에 일출은 포기하고 5시에 일어나 애들을 깨워서 데리고 취사장으로 내려왔다.
가져간 사골국물에 떡국을 끓여서먹고 애들 세수와양치도 하게하고 식사뒷정리에 짐꾸리고...
나름 분주하게 움직엿는데도 7시가 훌쩍넘어간다.
그사이에 애들은 또 샘터쪽으로 가서 놀기바쁘고...
노는애들 불러다세워놓고 출발인증샷을....ㅎㅎ
7시43분이나 되어서 출발햇다.
오늘은 우리나라 3대명산의 마지막순서인 천왕봉에 발자욱을 찍을역사적인날이다.
그동안 한라산(백록담 4번) 설악산(대청봉 1번)을 올랐지만 마지막인 천왕봉을 정복하는 그날이 바로 오늘이다.
나는 비가오면 어쩌나싶은 날씨걱정과 정상정복을할 애들을 상상하면서 약간의 설레임이......
할머니의 이런맘을 아는지 모르는지 이녀석들은 그저 신나고 즐겁기만 한가보다.
날씨가 많이 흐려서 촛대봉도 아스라~~~~~~!!
구름때문에 잘 보이진않지만 오늘가볼 천왕봉 실루엣으로라도 알려줫더니 애들은 신기해하며 한참을 바라본다.
애들은 마음속으로 어떤생각을 하면서 저곳을 바라볼까....
밤에내린비와 아침안개로 등로가 젖어있어서 혹시라도 애들이 미끄러질까봐 걱정~걱정~
능선엔 야생화가 확실히 계곡보다 많이 피었다.
마음으론 애들신경쓰면서 눈으로는 야생화를 즐겨본다.
촛대봉이 잘 보이는 조망바위에서 지리의 광활함을 눈과맘에 담고 인증샷도 한장씩...
주능선에 야생화가 그야말로 지천으로 피어있다.
연하선경넣고 애들사진을 이쁘게 찍어주고싶은데...날씨가 협조안하고...애들도...ㅎㅎ
에구 간식이나 먹고 그냥가자~~~!!
10시..
장터목대피소 도착
취사장한쪽에다 애들배낭은 아예벗어놓고 내 배낭에 짐들 모두 빼놓고 약간의 간식과 물만가지고 천왕봉을 향해서...
제석봉구간은 야생화가 더 지천이다.
다정하게 손잡고 꽃길을 걷고있는 서준,원준...
정준은 내껌딱지...ㅎㅎ
천왕봉이 지척인데 구름이 온통감싸고 있으니...
애들한테 넓고 푸른 지리의풍광을 보여주긴 틀렷네........
11시25분 드뎌 천왕봉도착..
어린애들이 가늘한다리와 조그만 발로 우라나라 3대명산이라고하는 한라,설악,지리의 모든정상을 밟았다고 생각하니 난,가슴이 먹먹해진다.
이다음에 어른이되서 이런경험들이 살아가는데 혹시라도 도움이될수있다면 얼마나좋을까....
이 감격적인 순간을 각자가 가장 사랑하는사람과 교감하게 해주고싶어서 애들 하나씩 엄마랑 통화를 시켜줫다.
세놈다 통화를 길~~~게 하는 모습을 보니...지들도 뭔가 감격스럽긴하구나....하는 생각이든다.
하산시작...
애들은 후다닥~~앞서간다.
작년만해도 부끄러워서 모르는사람한테는 말도 못하더니 이젠 조금 컷다고 매점심부름도 곧잘한다.
두놈은 물뜨러 보내고 정준이는 라면사러..그동안 나는 라면끓일준비...애들이 이렇게 움직여주니까 한결수월하고 시간도 절약되고 좋다.
애들이 취사장은 답답하다고해서 데크에서 식사준비햇다가 엄청난 바람때문에 낭패를.....
바닥에깔았던 식사보가 홀라당 뒤집어지면서 국물은 엎어지고 그릇들은 날라다니구...에구구~~~ㅠㅠ
먹는건지 마는건지...정신하나도없는 점심시간을 마치고 ...2시부터 하산시작
여기서 먹을걸....왜 그생각을 못햇을까....ㅠㅠ
지난번 산행때 눈도장찍어놧던 그곳...
잠시 쉬어가기로햇다.
애들한테 장터목대피소랑 천왕봉 지리주능선에대해서 설명해주니
저렇게 멀리있는데 우리가 거기 다녀온거냐면서 무척 신기해하고 뿌듯해한다.
어제부터 같은코스산행하고 대피소도 옆자리에서 잔 40대부부랑 산행중에 여러번 겹쳣는데 여기서도 우연히 같이쉬게되었는데
그부부 말씀이...보통 애들산객을 보면 어른의 강요에 마지못해 따라와서 표정이 죽을맛인데..
얘네들은 어제부터 봐도 짜증이라고는 찿아볼수가 없고 끝까지 즐겁게 산행하는걸 보니 참 대견하다면서
어쩜 발걸음도 그리가벼운지 애들이 산행을 즐기는게 느껴진다고 칭찬을해주시니 웬지 나는 어깨가 으쓱해지면서 뿌듯하다.
이렇게 콕 찍어서 야그해주니.......그동안 들은 칭찬중에 최고~~^^ㅎㅎ
큰나무 두그루가 뿌리째뽑혀있는걸 보더니 애들은 누가 그랫냐며 놀라워한다.
바람이 그랫을거라는 내 이야기에...또 한번 놀라워하고...
그나무가 넘어질때 동물이 근처에 있었다면 큰일날뻔햇다면서 바람이 이렇게 무서운줄 몰랏다면서 지들끼리 조잘조잘....
소지봉을 지나면서 성가시럽게 빗방울이 떨어진다.
오늘 예보에 비는 없었는데 어쩌면 기상청 예보는 이리도 정확하게 틀리는지....ㅜㅜ
다행이도 숲길이기에 그나마 빗방울을 가려줘서 일단은 우비안입고 진행을한다.
한참동안 내리던 비는 이젠 살짝 소강상태로 돌아섯다.
서울 올라오는 버스는 6시가 막찬데 휴가철이니 혹시라도 자리가 없을까봐 서준엄마한테 예약해달라고 부탁하고..
버스탈 걱정은 안해도 되니까 잠시 계곡에 내려가서 발좀 식혀가기로햇다.
애들은 그사이에도 놀기에 바빠서....ㅎㅎ
물가에서 놀다보니 비는 완전히 그쳣지만 시간은 꽤나 흘럿다는~~ㅜㅜ
그후로 무쟈 바쁘게 걸어왔다는.....ㅎㅎ
후다닥 내려가서 어서와서 아이스크림 사달라고 기다리는 녀석들...
화장실에 들려서 젖은옷 갈아입히고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려주고 마지막까지 최상의 서비스를....ㅎㅎㅎㅎ
애들은 너무 피곤한지 4시간이나 달려오는 버스에서 잠도 거의못자고 눈만 부석부석해진다.
버스타기전엔 삼겹살먹고싶다고 하더니 서울에 내려서 밥 먹고가자고 햇더니 세놈 다 밥 생각없다고 손사래를친다.
어린것들이 산행때는 즐거워보엿지만 내심 많이 힘들었을생각을 하니...가슴이 짠~~~해진다.
마중나온 서준엄마 만나서 따끈한우동국물이라도 먹이려고 분식집에데려갔는데...돼지들이 반도 못먹고 남기니....또 맘이 짠 해진다.
전철태워서 집에오니 12시가 훌쩍 넘은시간이다.
씻겨놓으니 눕자마자 골아떨어져서 죽은듯이 자는녀석들을 보니 대견하기도하고 안스럽기도하고...그렇다.
다음날 느긋하게 일어나서 하는말..."할머니 다음엔 어느산 갈거야~?"
못말리는 손자와할머니....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