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山

한라산/윗세오름...뜻밖에 횡재 로구나~!!

자유의 여신~!! 2023. 12. 8. 17:47

 

 

2023년 12월 7일(목)

나 홀로/택시+버스

어리목-사 재비샘-윗세오름 대피소-남벽분기점 쪽으로 조금 가다가 돌아서서-윗세오름으로 복귀-선작지왓-

병풍바위-영실매점-영실 매표소

13.9km

am 8:20~pm 3:13... 6시간 53분

 

 

 

오랜만에 지난 5일(화) 제주집에 내려왔다.

읍사무소에 제출해야 될일이 있어서 서울에서 미리 신청해 놓고 수요일에 전기 안전검사를 받았는데

금요일쯤에나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한다.

 

집에 할 일이야 많지만 다 미뤄놓고 목요일에는 산에 다녀오는 걸로 결정을 하고 예보를 보니

제주도는 수요일 저녁부터 비소식인데 산간에는 아주 작긴하지만 오후 5시부터 9시 까지 눈이 온다는 예보니까

혹시나~눈산행이 되려나 싶어서 내심 설렌다.

 

여름산행은 더워서 일찍 시작해야 되고 겨울산행은 상고대가 나가리 될까 봐 일찍 시작해야 되니까

산꾼들은 산행을 최대한 일찍 시작하는게 일상인듯하다.

동절기 첫차를 타려고 아침 일찍 택시를 콜 해서 시외버스터미널에 왔다.

물론 버스를 타고 와도 되지만 왠지 귀찮은 생각이 들어서리....ㅎ

 

나는 터미널 식당에서 국밥 한 그릇 먹고 240번 7시 30분 차 탑승~

터미널에는 아침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이 두 개 있는데 국밥집은 6시 순댓국집은 7시 오픈이다.

참고로....182번(광역)이나 281번(시내)을 타면 성판악에 갈 수 있다.

 

 

외지에서 온 관광객이 이용할 수 있는 보관함도 있다.

 

 

50분간 달려온 버스는 8시 20분경 어리목 정류장에 도착했다.

돌아갈 버스시간표 한번 찍고...

겨울에는 어리목 막차가 5시 43분이고 이 버스가 영실을 지나오는데 영실매표소에서는 5시 26분이 막차니까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면 머릿속에 버스시간표를 잘 넣어놓고 움직여야 된다.

 

 

버스 정류장에서 어리목 탐방지원센터까지는 약 1킬로쯤 되는 거리를 올라간다.

 

 

탐방센터에 올라와서 산행준비랑 이것저것 하고...

 

 

이젠 산길로 접어든다.

 

 

 

산행계획을 세우면서 눈산행에 대한 마음을 많이 비우고 왔더니 이런 풍경도 꽤 볼만하다.

 

 

아흑~~ 여기에 상고대가 주렁주렁 열려있으면 얼마나 이쁠꼬~~~

실제로 눈이 많이 왔을 때 보면 눈이 뒤덮고 있어서 상고대는 위쪽에만 있다.

 

 

고도를 살짝 올리니까 바닥에 눈이 밟힌다.

(아이젠 신고)

 

 

10시 24분 사재비동산에 도착했다.

볼거리도 없고 즐길거리도 없는 오르막을 치면서 공기 좋은 산에 왔으니까 그 자체만을 즐기는 것으로....

만족하면서 올라왔다.

 

 

시재비샘에는 물이 콸콸 잘도 나오네...

 

 

시재비샘에서 한 칸 올라서니까... 오마나~~~ 이것이 뭣이랴?

산에 하얀게 반짝반짝.... 눈을 의심할 정도로 예쁜 모습이다.

가슴은 벌렁벌렁.... 기분은 짱짱..... 어서 빨리 저곳으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만 훨훨이고

내몸은 모래주머니를 단듯 무겁지만 깜량껏 열심히 걷는다.

 

 

무거운 발걸음이지만 최대한 빨리 걸어와서 당겨보니 더 흥분... 기분 좋아~~~~!!!

얘네들이 없어지기 전에 어서 만나서 즐겨보자.....

 

 

새벽에는 훨씬 예뻤겠는걸~~!!

이럴 줄 알았으면 집에서 어리목까지 택시를 타고 오는 건데... 아쉽다 아쉬워...

밥 먹고 버스 타고 하느라고 소비한 시간이 두어 시간은 될 텐데 아까 버라....

 

 

환장햐~~~!!!

 

 

양지쪽은 이미 녹아버리고 응달에만 남아있는 상고대지만 이게 어딘가 싶은게 너무 좋다.

 

 

젊은 처자가 사진 담아준다고 해서 자세 잡으러 가는 중~~ㅎㅎ

 

 

기대이상의 풍경에 너무 좋아서 싱글벙글이다.

 

 

풍경을 즐기면서 사진을 담느라고 진행이 안된다.ㅎ

뒤돌아서서 올라온길도 담아보고 

 

 

11시 17분

만세동산에 도착했지만 오늘은 상고대를 조금이라도 더 만나기 위해서 전망대를 패스한다.

 

 

윗세족은 오름도 올려다보지만 지금은 상고대에 취해서 다른 것들이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또 뒤돌아보고...

 

 

올라올수록 상고대가 훨씬 많이 남아서 눈호강을 제대로 한다.

 

 

아까 사진 담아준 처자 만나서 또 사진 찍으러 가는 중~

 

 

11시 46분 윗세오름 대피소 도착

 

 

윗세오름 표시목을 담고 있는데 

 

 

또 다른 처자가 인증숏을 담아줘서....

 

 

따듯한 곳에 앉아서 행동식과 커피로 점심을 먹고 남벽으로 가려고 여길 지나가는데

인증숏 찍고 있던 분들이 사진을 담아준다고 해서 또 찍고..ㅎ

기대하지 않았던 풍경을 만나서 들 그러는지 어찌나 친절하게 자청해서 사진들을 담아주는지 모르겠다.

나는 그냥 감사하게 찍히고 고마워할 뿐이다.

12시 18분 통과

 

 

남벽 쪽으로 넘어가다가 그쪽에서 넘어오는 사람한테 상고대상황을 물어보니 거긴 아무것도 없다고 한다.

그럼 굿이 거길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서 바로 윗세오름 대피소로 돌아선다.

 

 

12시 34분 윗세오름으로 복귀..

 

 

영실방향으로 출발~

 

 

흐미~~~ 여기도 장난이 아니네....

 

 

사슴뿔처럼 있는 나무가 그림자까지 예뻐서...

 

 

노루샘에서 물도 보충하고...

 

 

오늘은 윗세족은 오름도 패스다.

 

 

겨울에 여길 오면 온통 흰색이었는데 갈색이 어우러진 이런 풍경도 좋다.

 

 

선작지왓을 벗어나 밀림지대를 통과한다.

 

 

오백나한 영실기암이다.

 

 

병풍바위랑 오름

 

 

집게바위..

 

 

영실기암의 구멍바위

 

 

한참 내려와서 올려다보고...

 

 

내려다보고...

 

 

고사목지대...

 

 

상고대가 어지간히 남아서 내리막에 힘든 산객을 위로해 준다.

 

 

저기를 끝까지 내려가야 햐~~

 

 

웅장하고 멋있는 병풍바위

 

 

대부분의 산객들이.. 아니 모든 사람들이라고 해도 되겠음....

밀림지대를 지나면서 바닥에 눈이 없어서 아이젠을 벗었는데 경사코스를 다 지나서 평지코스를 걷는데

응달이라 그런지 상당히 미끄러워서 여기저기서 꽈당 넘어지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자빠져서 다치면 나만 손해니까 다시 아이젠을 착용하고 편하게 걸어가기..

 

 

2시 20분

영실 매점 도착

 

 

지나온 길을 올려다보고... 화장실 다녀와서 영실 매표소로 출발

 

 

추워서 축 늘어진 굴거리나무

 

 

3시 14분

영실 매표소 버스정류장에 도착했다.

 

 

3시 36분 버스 무난하게 타고 한라병원에서 집에 오는 버스로 환승 후 무사히 귀가

 

 

혹시나 상고대를 만나려나? 하는 기대감은 거의 없이 나선 산행길인데

뜻밖에 멋진 풍경을 만나게 되니 그 감동이 배가 된듯하다.

 

산에서 걸을 땐 무지하게 힘들지만 눈이 즐거울 땐 그 힘듬도 이겨내지고 집에 와서 사진을 보면 그 순간의 감동이

다시 밀려오니..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싶다.

 

이 쪽 일이 조금 시간이 걸릴듯하여 다음 주에도 서울로 복귀는 힘들 것인데

그사이에 한라산에 눈이 펑펑 와서 제대로 된 눈산행 한번 할 수 있으려나? ㅎㅎ